유리의 투과성과 반사성이 지니는 독특한 물성에 주목해, 기(器)의 외형과 렌즈를 통해 투영되는 새로운 이미지들 사이의 무한한 변화를 만들어내는 유리공예가 김준용이 7월 2일부터 서울 가회동 이도갤러리에서 '유리체에 맺힌 공간의 구조'전을 진행한다.
그 동안 작가는 꽃, 씨앗, 빛 등 자연을 모티브로 한 작업을 주로 선보여 왔는데, 이번 개인전에서는 물방울 또는 새알 모양의 투명한 유리 렌즈에 비춰지는 공간의 이미지, 작품과 외부 환경 사이의 상호 작용, 관람객과의 관계성 등 '렌즈'를 매개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새롭게 지각되는 유동적인 이미지들에 주목한다.
김준용은 "렌즈 작업들에서 형상과 비형상, 물질과 비물질이 존대하는데 투과되어 맺히는 상을 비물질이라 정의하고 기의 형태를 물질이라 정의합니다. 표면적으로 존재하는 불투명의 형상은 물질을 담든다는 의미이여 투영을 통해 맺히는 상은 공간을 담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고 설명한다.
이번 전시에 선보일 작품은 유리가 지니는 '투명+불투명한' 물성의 콘트라스트를 극대화시킴으로써, 물질적 외형으로서의 불투명한 기(器), 그리고 투명한 유리 렌즈에 투영된 이미지, 즉 비물질적인 형상 간의 인식과 지각을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해내고 있다.
렌즈에 맺히는 상은 때로는 왜곡되기도 하고, 관람객의 동선이나 빛의 반사와 굴절, 투과에 따라 무수히 변화하는 다양한 상(image)으로 새로이 맺혀진다.
이를 통해 작가는 전시장에 있는 작품의 외형뿐만 아니라 관객과 작품 간의 상호작용, 작품과 그것이 놓인 공간 사이의 관계에 대하여 이야기하며, 관람객들로 하여금 보다 다양한 미적 체험, 이미지의 향유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대화를 시도한다. 전시는 7월 29일까지.
CNB=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