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평가전문 조사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는 2001년부터 2014년까지 14년간 매년 실시해 온 ‘자동차 품질과 고객만족에 대한 소비자평가 조사’(총 14차, 158만명 조사)를 종합한 결과, 수입차의 유일한 약점은 A/S라고 25일 밝혔다.
사실 수입차 A/S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국산보다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은 3년 전부터다. 또한 모든 수입차 A/S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별로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계는 A/S가 탁월하고, 유럽계는 심각한 것. 문제는 국내 대표 브랜드인 현대·기아자동차다.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현기차는 장기간 A/S 하위권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A/S 만족도(CSI). (제공=컨슈머인사이트)
그러나 2008년 이후 그 차이가 급속히 감소하기 시작해 2012년에는 처음으로 역전이 이루어졌고, 역전의 폭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이런 변화를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주요 평가대상들, 즉 각 브랜드들이 어떤 변화를 거쳐 왔는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지난 13년간 국산 5개 브랜드와 수입차가 보인 추이를 보면, 2007년 까지는 대체로 1강(르노삼성), 1중(수입), 4약의 경쟁구도가 유지 되어왔다.
르노삼성은 10년간 격이 다른 1위였으며, 수입차는 2009년까지 안정적인 2위였다. 하위권에서는 쌍용이 보다 부진했으나 곧 같은 대열에 진입한다.
2005년부터 두드러진 것은 4약의 약진이다. 이들은 2009년까지 약 30점 이상의 동반 급상승을 이끌어 왔으나, 2010년부터 분화되기 시작한다. 하지만 한국지엠과 쌍용은 상승세를 이어가 선두권에 진입해 르노삼성을 위협하는 3강의 일원으로 변신한다.
13년간 계속된 쌍용의 약진은 놀라운 것으로 최우등생이라 할 수 있다. 1중이었던 수입차는 판매 증가에 따른 서비스수요를 못 맞춰 최하위권으로 추락하며, 기아 보다는 조금 앞선 현대와 함께 3약을 형성한다.
새로운 3강 3약의 구도가 자리를 잡은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브랜드들이 어떤 성과를 거둬왔는지 A/S경험자 4만3000여명이 답한 2014년 조사결과를 보면 많은 메시지가 담겨 있다.
원산지별로 보면 평균 817점인 일본계가 단연 선두고, 그 뒤를 한국계(792점), 유럽계(762점), 미국계(721점)가 따르고 있다. 일본계의 평균(817점)은 국산을 큰 차이로 앞서고 있다. 심지어 이들의 평균이 국산 공동 1위인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의 평균(816점)보다 높다.
반면 유럽계의 평균은 국산 평균은 물론, 국산 최하위인 기아(772점) 보다도 10점 낮다. 벤츠를 제외한 모든 유럽 브랜드가 기아 보다 낮았다. 전체 브랜드 중 1위는 혼다(831점), 2위는 토요타(829점), 3위는 동점을 받은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이다.
요약하면 수입차 A/S가 심각하다면 그것은 유럽계의 문제라는 얘기다. 수입차들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비교적 잘 파악하고, 그 해결을 위해 나름 고심하고 투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작 심각한 것은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현대·기아의 A/S다.
컨슈머인사이트는 “현대·기아차는 자신들의 A/S가 어떤 수준인지 잘 모르고 있다. 안다고 해도 현재로는 개선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수입차가 계속 3약으로 함께 갈지 알 수 없다”고 내다봤다.
(CNB=허주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