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부산시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에 있는 신세계면세점에서 크루즈선을 타고 부산을 찾은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제주→서울→부산 ‘면세점 전선’ 확대
부산점 계약만료, 치열한 수주전 예고
관광객 급증…부산시, 추가설치 요구

지난 1일 신청 마감된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입찰에는 롯데·신세계·HDC신라면세점·현대백화점·한화갤러리아·SK네트웍스·이랜드 등 7개 유통 대기업이 참여해 2장의 특허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최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급부상한 시내 면세점 신규 입찰에 유통공룡들이 대거 쏠린 것은 당연하다. 특허권을 따내기만 하면 연매출 1조원 이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사업에 여력을 가진 기업들이 참여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기 때문.

이에 따라 내달 중으로 예정된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선정 작업이 끝나면 유통 대기업들의 시선은 ‘다음’ 면세점 입찰로 쏠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마침 서울 워커힐 면세점, 롯데면세점 소공·월드점, 부산 신세계면세점 등의 특허 기간이 오는 11~12월 만료된다. 유통공룡들의 면세점 전쟁 2라운드가 부산으로 전선을 넓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관세청은 지난달 29일 서울 3곳과 부산 1곳의 시내 면세점 특허기간이 올해 말 만료될 예정임에 따라 후속사업자 선정을 위한 특허 신청 공고를 내기도 했다.

공고에 따르면 워커힐면세점은 11월 16일, 롯데 소공점은 12월 22일, 월드점은 12월 31일, 부산 신세계면세점은 12월 15일 특허 기간이 만료된다.

이런 가운데 부산은 크루즈관광객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매년 늘어나면서 시내 면세점 추가 설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15년 만에 면세점 3곳을 신설하기로 한 서울과 마찬가지로 부산도 수요가 늘어난 만큼 기존 2곳에 불과한 면세점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

지난해 부산에는 총 110차례에 걸쳐 관광객 35만여명이 크루즈선을 타고 방문했고, 올해는 40만명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관광객 증가에 발맞춰 부산 롯데면세점은 롯데호텔 7층과 8층을 연결해 20%가량 매장을 넓히기도 했다.

부산관광협회 관계자는 “늘어나는 중국인 관광객 등을 위해 면세점 확대 등 쇼핑 부분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도 관세청에 면세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연간 300만명의 관광객이 부산을 찾고 있어 시내 면세점 확대를 관세청에 요구했지만 기준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반려됐다”며 “단순하게 관광객 증가세만 볼 것이 아니라 도시 규모와 크루즈 관광객 증가 등 관광 환경의 변화를 고려할 때 부산에도 면세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관세청은 당분간 부산에 시내 면세점을 추가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이 최근 부산지역 면세점 확대에 대해 관세청에 문의한 결과 “서울, 제주를 제외한 타 지역은 면세점 추가 설치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은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메르스 여파로 최근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고 있지만, 사태가 진전되면 다시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사업자 선정이 완료되면 유통 대기업들이 부산으로도 눈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NB=허주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