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감염환자가 입원했던 수도권 한 병원의 1일 오후 모습. 이 병원에서는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후 보건당국이 중환자 4명을 옮길 병원을 찾지 못해 어쩔 수 없이 격리 대상 의료진이 환자를 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재계, 메르스 직격탄 맞을라 ‘전전긍긍’
중동 현지 건설사들 대응지침 마련
공포 현실 되나… 여행·항공주 급락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메르스 확진 환자는 25명, 감염 의심으로 인한 격리 대상자는 680여명이다. 이중 2명이 사망했고, 4명은 위독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3차 감염자도 2명이나 나왔다.
게다가 사망자가 보건당국의 관리 밖에 있었고, 3차 감염자들은 2차 감염자가 정부의 격리대상에서 빠져 있던 때에 병원에서 2차 감염자를 접촉했던 사람들이어서 보건당국의 메르스 통제가 사실상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미 3차 감염자까지 나온 상황이라 ‘공포’는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유통·관광·항공·건설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우선 백화점들은 당장은 메르스 확산으로 인한 매출 영향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향후 확산 가능성 등 사태를 주시하며 위생 관리에 더욱 신경을 쏟고 있다.
A백화점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매출 등에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감염자가 더 늘어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매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면세점 역시 메르스 확산으로 국내 입국자가 줄어들지는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메르스는 현재 사스처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가 아니고 국내를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외국인들이 안 들어오기 시작하면 당연히 매출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에도 아직까지는 탑승률, 예약률 등에 큰 변화가 없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만약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나 확진 환자가 더 늘어날 경우 관광객 감소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중동 노선의 경우 관광객보다 비즈니스 여객 수요가 많아 아직까지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면서도 “향후 메르스 환자가 더 늘어날 경우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확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인천발 홍콩행 여객기에 2차 감염 의심 승객 B씨를 태웠다가 뒤늦게 보건당국으로부터 통보를 받은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한차례 홍역을 치렀다.
B씨가 탔던 인천발 홍콩행 아시아나항공 OZ723편에 탑승했던 승무원 6명과 항공권 발권을 맡았던 카운터 직원 1명, 인근에 탑승했던 승객들은 검역소 시설 격리 및 자가 격리 조치된 상태다.
▲국내 메르스 확진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1일 한 중국인 관광객이 마스크를 쓰고 서울 경복궁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아직은 기존 예약을 취소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새로 예약하려는 이들은 한 번 더 고민하며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여행·항공사들의 주가도 내리막길이다. 4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난달 26일 대항한공 주가는 4만2100원에서 현재(1일 종가 기준) 3만8850원까지 떨어졌다.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기간 7140원에서 6560원으로 추락했다. 여행업계 1위기업인 하나투어는 2일 메르스 사망자가 나오자 10% 가까이 급락하고 있다.
건설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메르스 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 건설현장에 나가 있는 근로자만 약 7000명에 달한다.
지난달 20일 최초로 국내에서 메르스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중동 등 해외건설 현장에서 메르스 감염자가 추가로 보고되지는 않았다. 이에 건설사들은 아직까지는 중동 출장을 금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확산 추이에 따라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신 삼성, 현대, GS, SK 등 건설사들은 해외현장에 메르스 예방을 위해 손 씻기 등 개인위생수칙 준수와 사람이 붐비는 장소 방문 자제 등 예방수칙과 대응지침을 하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CNB=허주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