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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가짜 백수오' 파동 점입가경…국민 노후도 불안하다

내츄럴엔도텍 주가폭락에 국민연금도 연루…투자금 반토막, 투자행태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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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허주열기자 |  2015.05.04 15:20:14

▲위에서부터 차례로 지난달 30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위치한 내츄럴엔도텍 본사에 직원들이 드나들고 있는 모습과 지난해 6월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 서울북부지역본부 행복노후설계센터에서 한 시민이 상담을 받고있는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가짜 백수오 파동’으로 촉발된 내츄럴엔도텍 주가 폭락에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도 연루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2주 사이 3분의 1토막이 난 회사 주식에 연기금이 투자해 손실을 입었다는 것은 곧 국민들의 노후 불안과도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이다.  (CNB=허주열 기자)

연기금, 백수오 주식 270억 순매수
고점 대비 반 토막 난 상태서 손절매 
국민연금 등 부실운용 또 도마 위

지난달 22일 소비자원이 “내츄럴엔도텍이 식용이 금지된 이엽우피소를 사용했다”고 밝히면서 불거진 가짜 백수오 파동에 내츄럴엔도텍 주식은 연일 폭락을 거듭했다. 당초 내츄럴엔도텍은 소비자원의 검사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정면 대응에 나섰으나, 지난달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백수오 원료를 ‘가짜’라고 결론 내리자 곧바로 꼬리를 내렸다.

이엽우피소는 백수오와 모양이 매우 흡사하나 효능이 미미하고 빨라 자라며 가격이 저렴하다. 대만과 중국 정부는 이엽우피소를 식품 원료로 인정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보건 당국은 안전성과 효용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다는 이유로 식품 원료로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엽우피소를 사용한 적이 결코 없다’고 항변했던 내츄럴엔도텍은 식약처 조사 결과가 나오자마자 “한결 같은 응원을 보내주신 고객 여러분들과 주주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이미 기업 가치와 제품 품질 등에는 치명상을 입었다.

이러는 사이 4월 17일 9만1000원에 달했던 내츄럴엔도텍 주식은 30일 종가기준 3만4100원까지 떨어졌다. 불과 2주 만에 3분의 1토막이 난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은 연초부터 '가짜 백수오' 사건이 불거지기 전날인 이달 21일까지 내츄럴엔도텍 주식 27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하지만 소비자원 발표 이후 하한가가 지속되며 발목이 잡혔던 연기금은 28일 자사주 매입 계획이 발표되며 잠시 하한가 행진에 브레이크가 걸린 틈을 타 주당 4만7150원에 51만8215주(242억원)를 한꺼번에 팔아 보유 물량을 대부분 털어냈다.

이는 고점 대비 반 토막이 난 상태에서 손절매에 나선 셈이어서 연기금은 상당한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연초 매수분의 손해는 상대적으로 작겠지만 최근 매수분일수록 피해는 클 수밖에 없다. 

4대 연기금(국민연금·공무원연금·우체국보험·사학연금) 중 국민연금 비중은 86%가 넘는다.

국민들의 노후를 대비하기 위한 국민연금 등이 손실을 입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연기금들의 투자행태 전반에 대해 시선이 쏠리고 있다.  

그간 유가증권시장 대형주 위주로 투자를 해왔던 연기금은 최근 중·소형주, 성장주 위주의 랠리가 계속되자 최근 코스닥시장에 눈을 돌려 적극적인 투자를 해왔다.

연기금은 올해 들어 이달 21일까지 코스닥시장에서 엔터테인먼트, 바이오, 화장품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2322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는데 내츄럴엔도텍은 CJ E&M(1058억원), 컴투스(461억원), 에스엠(309억원)에 이어 4번째로 많이 매수했다.

내츄럴엔도텍을 제외하고 연기금이 투자한 코스닥 종목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꽤 우수한 편이다. 

에스엠(-2.21%)을 빼고는 산성앨엔에스(311.74%), 메디포스트(134.97%), 아스트(81.60%), CJ E&M(55.76%), 컴투스(34.76%), 씨젠(17.82%), 메디톡스(15.63%), 와이지엔터테인먼트(7.13%) 모두 양호한 수익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개별 종목 투자 수익률이 낮다고 연기금을 매도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한 곳에서 손해를 봤어도 분산 투자로 전체적으로 운용 성과를 높였다면 긍정적 평가를 받아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감사원, 수익률 부풀리기 일침

하지만 실제로 연기금의 투자 수익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2013년 기금 규모가 400조원을 돌파하며 일본 공적연금(GPIF), 노르웨이 글로벌펀드연금(GPFG)에 이어 세계 3대 연기금으로 등극한 국민연금 운용수익률은 4.16%로 세계 6대 연기금 중 꼴찌를 차지했다.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이 지난해 10월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의 3년 평균 운용수익률은 4.5%로 미국의 CalPERS(10%)과 일본 GPIF(8.2%) 등 세계 5대 연기금과 비교해 가장 낮은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예상수익률 거짓 보고 등 국민연금의 부실한 자금운영을 지적한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감사원이 지난달 16일 공개한 ‘국민연금 운용 및 경영관리 실태’ 감사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 예상수익률은 실제보다 높이 산정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3년 3월 공시한 제3차 국민연금 재정추계에서 국민연금기금이 2015~19년 기간 6.8∼7.3%의 수익률을 거둬 2019년엔 기금 규모가 77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복지부는 2013년 국민연금 재정추계를 통해 2015~2019년 투자 수익률을 연평균 7.2%로 예상했으나, 감사원은 기금의 주요 투자처인 회사채 수익률이 2013년 전후로 3.2~3.8%에 그친 점을 감안할 때 예상 수익률이 높게 설정됐다고 지적했다.

기금 예상 수익률이 1% 포인트 높을 때마다 기금소진 예상연도는 5년씩 연장된다. 이에 따라 기금의 완전 고갈 시점도 복지부 등이 당초 예상한 2060년이 아닌 2045년이 될 것으로 감사원 측은 내다봤다.

특히 국민연금이 15년 앞당겨 고갈된다는 근거가 기금 수익률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사회·경제적 현상인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생산인구비율 감소와 저성장 지속 등의 추가 악재를 감안하면 고갈시점은 더 빨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전문가는 “국민연금공단의 정체성과 사명은 다수 서민의 노후보장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주식 투자로 손실을 입는 등 국민들의 노후에 피해를 입힐 경우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CNB=허주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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