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주열기자 | 2015.03.31 11:03:00
영세사업자 “한샘, 저가제품 대량공급으로 시장 초토화”
한샘 “한샘에만 공급…사업 다각화로 내부거래 비중 줄어”
한국인조석가공업협동조합은 30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1위 가구기업 한샘이 소기업·소상공인이 주축인 인조대리석 시장에 손을 뻗쳐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중국 저가제품 대량공급 등으로 시장을 초토화시키고 있다”며 인조대리석 시장 철수를 촉구했다.
인조대리석은 주로 가정 싱크대나 식탁의 상판에 사용되는 제품으로 삼성 SDI, 제일모직, LG하우시스, KCC, 한화 L&C 등 국내 대기업과 듀폰 등 외국기업이 제조하고 가공 및 유통은 전국 1000여개 영세사업자들이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가운데 조합은 한샘이 계열사인 한샘이펙스를 내세워 인조대리석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최양하 한샘 회장이 최대주주(지분 25.6%)이자 대표이사까지 겸하고 있는 한샘이펙스의 매출은 2010년 354억원에서 지난해 710억원으로 4년 만에 약 2배가량 늘었다. 이는 한샘이 내부 일감몰아주기 방식으로 덩치를 불려왔기 때문이라는 것이 조합 측의 설명이다.
금융감독원과 업계에 따르면 한샘이펙스가 한샘을 대상으로 올린 매출은 2010년 199억원, 2011년 235억원, 2012년 265억원, 2013년 287억원, 2014년 337억원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한샘이 중국에서 대량 수입하는 원료는 불포화 폴리에스터(UP) 자재로 조합 회원사들 대부분이 사용하는 메틸메타아크릴(MMA)과 비교해 겉으로는 구분이 되지 않지만, 30% 이상 가격이 저렴하고 품질도 떨어져 향후 인조대리석에 대한 소비자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조합 측의 주장이다.
가구사업 전후방 시장 독과점?
맹성국 조합 이사장은 “한샘의 가장 큰 문제는 소상공인 영역에 침투해 내부거래로 사익을 추구하면서 가구사업의 전후방 시장을 독과점하는 것”이라며 “최근에는 중국 저가 인조대리석 원료로 만든 제품을 고품질 제품으로 둔갑시켜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태까지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샘 김동성 홍보팀장은 30일 CNB와 통화에서 “원자재 수급 문제로 UP를 수입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MMA와 UP는 인조대리석 제조과정의 원료 중 하나에 불과해 해당 성분만으로 품질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상판의 품질은 자재 하나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공법, 시공 방법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샘이펙스에서 제조하는 인조대리석은 한샘에만 공급되고 있어 한샘의 매출 규모가 커진 만큼 매출이 덩달아 증가했는데, 사업 다각화 등으로 내부거래 비중은 줄어들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은 실질적으로는 LG하우시스, 한화 L&C 등 대기업 제품을 쓰고 있다. 꼭 이 제품을 써야 한다는 것은 오히려 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CNB=허주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