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 자연환경과 지역의 문화 등 다양한 어메니티자원을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하려는 정부 방침과 달리 강원도는 자원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른 광역정부는 다양한 농촌자원을 관광 등과 연계해 주민소득을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어서 시급한 개선이 요구된다.
강원발전연구원은 농촌지역이 가지고 있는 어메니티자원을 잘 보전하고 활용해 그 가치를 극대화 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국가중요농업유산제도와 강원도'를 주제로 한 정책메모를 발간했다.
최근 농촌이 보유한 자연환경, 지역의 문화, 유적 등 다양한 어메니티가 강조되면서 이들 농촌문화유산자원을 활용한 휴양과 레크리에이션 등 농촌문화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다.
UN식량농업기구(FAO)는 2002년부터 전통적 농업부문과 농업에 의해 육성·유지돼 온 토지이용, 기술, 문화풍습, 풍경 그리고 이들의 복합물들에 대해 생물다양성 보전을 목적으로, 세계적으로 중요한 지역을 세계농업유산으로 인증하고 있다.
정부 또한 2011년 9월 보전·전수·활용이 필요한 농업, 농촌 자원을 발굴, 지정해 브랜드화하고 관광자원으로 활용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국가중요농업유산제도를 도입, 2014년 현재 4개의 농업유산을 지정한 상태다.
다만 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이 생물다양성의 측면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데 비해 정부의 중요농업유산제도는 역사성에 중점을 두고 100년 이상이라는 기준을 설정해 지정하고 있다.
현재 국가중요농업유산은 논바닥 밑에 구들장을 설치하고 그 위에 진흙으로 메운 후 흙을 덮어 농사를 지은 청산도 구들장논을 비롯해 제주도 흑룡만리 돌담밭, 구례 산수유 농업, 담양 대나무 숲이다. 이중 청산도 구들장논과 제주도 흑룡만리 돌담밭은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록돼 있다.
하지만 도는 아직까지 체계적인 자원현황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정부가 국가중요농업유산의 지정을 통해 세계농업유산으로 지정을 확대 추진하려는 것과 상반된 결과다.
도내에는 안반데기 고랭지배추밭, 해안분지, 발구덕, 황태덕장, 다랭이논 등 세계농업유산이나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등록이 가능한 유산이 다수 분포돼 있다.
이는 농업유산 등록으로 농산물 브랜드와 연계한 농산물 부가가치 제고와 농촌관광 등을 통한 농가소득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선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도내 농업유산자원을 발굴해 농업유산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화가 필요하다.
도 차원의 농업 유산 지정 및 관리 등을 위한 조례 제정과 함께 농업유산관리시스템 구축 등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는 유산을 발굴·조사하고 보전 및 발전을 통해 생태관광이나 체험관광과 접목할 경우 농촌지역의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0년까지 국가유산 25개소를 지정하고 이 중 10개소 이상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강원발전연구원 강종원 연구위원은 "도내 농업자원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농업유산에 대한 인식의 공유와 확산이 요구된다"면서 "농업유산으로서 가치가 있는 자원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발굴이 필요하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함께 도 농업유산과 지역 농산물 브랜드를 연계한다면 농업소득 증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