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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 풀린 중동 할랄시장…CJ·대상·아워홈 날개 달까

[심층분석] 내수시장 탈피 신성장동력 돌파구…체계적 할랄인증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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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허주열기자 |  2015.03.10 10:49:08

▲지난 5일 박근혜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가 참석한 가운데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알-무슈리프 궁에서 열린 협정서명식에서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라쉬드 아흐메드 빈 파흐드 환경수자원부 장관이 ‘할랄식품 양해각서(MOU)’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7박 9일간의 중동 4개국 순방 도중 아랍에미리트(UAE)와 할랄식품 분야 협력 증진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하면서 국내 식품업체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할랄은 18억명의 이슬람교 신자들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총칭하는 단어로 세계 식품시장의 약 16%에 해당하는 거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달한 상황에서 이번 MOU 체결이 식품업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CNB=허주열 기자)

대통령 중동 세일즈…매출 2배 목표
아워홈, 한식의 할랄화 본격 시동
인도네시아 뚫은 대상, 품목 확대
CJ제일제당, 중동시장 수출 ‘박차’

박 대통령은 지난 5일 무함마드 왕세제와 정상회담을 갖고 ‘한-UAE 농업 및 할랄식품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할랄식품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외국과 협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UAE가 걸프6개국(GCC)의 할랄 인증기준 통일과 이슬람회의기구(OIC) 57개 회원국의 할랄식품 인증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협약이 가지는 의미는 상당하다.

이슬람교 신자들은 경전인 코란이 허용하는 할랄식품만을 먹는다. 아랍어로 ‘허용할 수 있는’이라는 뜻을 가진 할랄식품에는 모든 종류의 비육류(야채·과일·곡류와 해산물 일체)와 양·소·닭 등의 육류가 속한다.

반면 돼지고기와 피, 육식동물의 고기 등은 먹지 못하는 ‘하람식품’에 속한다.  

또한 허용된 육류라도 이슬람법에 따른 도축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하람으로 분류된다. 일례로 도축 전에는 고기를 메카(성지) 방향으로 놓은 다음 ‘비스밀라’라는 기도문을 외워야 한다. 도축 작업도 건장한 이슬람교 신자가 맡아야 하고, 단칼에 정맥을 자른 뒤 거꾸로 매달아 몸 안의 피를 모두 빼내야 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통되는 라면이나 초코파이와 같은 식품도 하람이다. 라면에는 스프에 쇠고기 분말이, 초코파이에는 동물 성분인 젤라틴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할랄 인증은 기준이 매우 까다롭지만 일단 한번 받게 되면 18억 이슬람 신자들이 소비자가 된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안전하고 정갈한 이미지 덕분에 할랄식품이 이슬람 신자뿐만 아니라 웰빙을 추구하는 비이슬람 신자들도 선호하고 있어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2018년에는 할랄식품 시장이 세계 식품시장의 17%(약1800조원)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식품업계에서도 할랄식품에 주목해왔다. 하지만 과정과 절차가 까다로워 수출시장 공략을 제대로 못하고 있던 터였다. 지난해 기준 국내 식품업체의 할랄식품 수출 총액은 6억8000만달러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번 MOU 체결을 계기로 업체들의 시장 개척 활동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안종범 경제수석은 “일단 2017년까지 우리 기업의 할랄시장 점유율을 2배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잡았지만 그 이상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업계의 기대감도 상당하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이슬람 시장을 겨냥해 할랄 인증을 취득한 식품업체들은 앞으로 수출 여건 등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인증 제품 확대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햇반, 조미김, 김치 등 3개 품목 43개 제품을 할랄 인증받아 현재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 수출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은 연내 제품 추가 인증을 추진하며 중동과 인도네시아 등으로 할랄 인증 식품 수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할랄식품 시장은 계속 성장하는 거대시장이어서 꾸준히 할랄 인증 제품을 늘리고 있고, 이번 MOU를 계기로 할랄 인증을 받은 한식 수출이 더욱 탄력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요네즈, 김, 유지류 등 13개 품목에 대해 인도네시아에서 할랄 인증을 받은 대상도 올해 더 많은 인증 품목을 확보해 적극적으로 할랄 시장 진출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조미김과 김치 할랄 인증을 받은 아워홈은 불고기, 떡볶이, 비빔밥, 닭갈비 등 이슬람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한식의 할랄 인증 방안을 연구 중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내수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할랄식품은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 이슬람 시장 수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한식탕과 소스류를 중심으로 할랄 인증 제품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MOU 체결로 장밋빛 전망만을 내놓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정부의 사례와 같이 MOU만 체결하고 본계약은 체결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설령 본계약까지 체결이 되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200여개에 달하는 할랄 인증기구가 있는 상황에서 UAE의 인증을 여타 이슬람 국가에서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아 기대만큼 효과가 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MOU 체결로 안심하기는 이르다”며 “이슬람 문화에 맞춘 기업의 우수한 상품 개발과 정부의 다각적이고 꼼꼼한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CNB=허주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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