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출산율 추세대로라면 2750년 대한민국 인구가 멸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도는 이보다 245년 빠른 2505년 사람이 살지 않게 된다. 새정치민주연합 양승조 국회의원이 국회입법조사처에 의뢰한 '합계 출산율 1.19명 지속시 대한민국 향후 총 인구 변화' 예측 결과다. 또 지난 2006년 영국 옥스퍼드대 데이빗 콜먼 교수는 인구소멸 1호국가로 우리나라를 지목하기도 했다.
저출산·고령화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앞으로 5년이 인구위기 대응의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보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데 모든 정책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대통령 직속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올해 9월까지 3차 기본계획을 확정할 방침인 가운데 강원도 내 저출산고령화 실태와 대책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글 싣는 순서]
① 인구절벽 해결을 위한 정부의 선택은?
② '학생은 줄고 노인은 늘고' 위기의 강원도
③ 지속가능한 강원도를 위한 대응 방향
강원도 내 경제활동참가율은 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 GRDP(Gross regional domestic product. 지역내총생산)를 2배로 늘리기 위해서는 33만명의 추가 경제활동인구가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고령화에 따른 경제활동인구의 감소로 지역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비경제활동인구의 경제활동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도내 경제활동인구의 특징은 여성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낮고 계절별 편차가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남자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70% 전후를 유지하는데 비해 여자들은 50% 미만을 오르내리고 있다. 계절별로도 10월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돌아선 뒤 1월에는 50% 가까이 떨어졌다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취업구조가 농림어업, 건설업, 그리고 관광활동과 연계된 숙박음식업 등 부문에 치우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도내 경제활동인구의 증가를 위해서는 겨울철 일자리 등 계절별 일자리를 확충하고 특히 여성 일자리를 늘릴 필요가 있다.
2013년 강원도내 인구 1천명당 출생아 수가 7.2명으로 전국 최저를 기록했다. 도내 출생아는 1만981명으로 전년(1만2천426명)보다 11.6%(1천445명) 감소한 까닭이다. 이는 전년보다도 1.0명 감소한 것으로 전국 평균 8.6명보다도 1.4명 낮은 수치였다.
저출산의 원인으로 육아에 따른 가계부담과 고용불안이 꼽힌다. 자녀 양육과 교육 과정에서 발생하게 되는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문화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사회 여건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출산율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새롭게 내놓은 저출산고령화 대책의 틀이 아이을 더 낳으라는 기존 기혼여성에 대한 출산지원에서 아이을 덜 낳는 원인을 제거하는 만혼 문제 해결로 바뀐 것도 이 때문이다.
이처럼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육아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과 함께 육아에 관한 인식 전환도 뒷받침돼야 한다.
아울러 장기적인 관점에서 출산율 제고를 위한 정책과 노인복지를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갈수록 고령 인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이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복지위주의 정책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고령자의 경제활동참가율 증가에 맞춰 다양한 일자리를 만드는 노력도 필요하다.
2013년 55세 이상 고용률은 47.2%로 전년(46.1%)보다 1.1%p 높아졌다. 남자 고령자가 61.2%로 여자 고령자 35.6% 보다 월등 높게 나타났고 65세 이상 고용률은 30.9% 수준으로 전년(30.1%)보다 0.8%p 상승하는 등 연도가 더해갈수록 고령자 고용률은 높아지고 있다.
2014년 고령층(55~79세) 가운데 장래에 일하기를 원하는 비율은 62.0%로 전년(59.9%)대비 2.1%p 증가했다. 일하고자하는 사유로는 ‘생활비에 보탬(54.0%)’이 가장 많았고 다음은 ‘일하는 즐거움(38.8%)’이 차지했다. 성별로는 남자(76.0%)가 여자(49.6%)보다 장래에 일하기를 더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고령자들에 대한 일자리 정책의 초점은 생계적 일자리 희망자에 맞춰져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 단순하고 ‘몸으로 때우는’ 형태로 앞으로 고령자 일자리 정책은 보다 다변화해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이 때문이다. 생계형 고령자 일자리에만 머무를 경우 사회적 경험과 그동안 경제활동을 통해 어느 정도의 자산축적을 이룩한 고학력 고령자들의 일할 수 있는 기회는 제약되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2020년이 되면 국내 경제성장기를 이끌면서 막대한 경험과 지식을 축적한 베이비부머가 대량으로 퇴직하게 되는 만큼 이들의 기획능력과 업무추진능력을 잠재력 있는 농촌사업과 엮어서 도농복합형 일자리 추진체계를 만드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출산율의 저하와 기대수명 증가는 고령화의 근본원인이다. 이는 지역 내 인구유출과 새로운 젊은 인구의 유입 등 인구이동이 고령화의 큰 변수가 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지역사회의 인구를 늘리는 것은 급격한 고령화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자연증가보다 단기적으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전략이 사회적 인구유입이다.
그간 지속적인 인구 감소추세를 보인 강원도는 지난 2007년 이후는 주민등록인구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는 수도권 인구의 도내 유입과 유동인구의 증가 등에 따른 결과다.
향후 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변화는 복지서비스 수요증가에 따른 새로운 복지서비스 산업의 발달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복지서비스의 효율적인 적용을 위해서는 고령화 사회에 적합한 새로운 지역사회(community) 시스템을 구축해 지역 주민의 삶의 질 제고는 물론 나아가 타 지역의 복지서비스 수요자의 유입을 유도할 수 있다.
강원발전연구원 염돈민 초빙연구위원은 "고령화 사회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도내 주요 권역간, 개별 지역간 협력이 긴요하다"면서 "여기에는 지자체의 행정적인 노력뿐만 아니라 주민의 참여도 중요하다.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의 적극적인 노력과 관심이 있어야 고령화 사회가 재앙이 아닌 '장수사회의 축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