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원하기
  •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 오탈자제보

MB 회고록 출간 맞춰 재미교포가 'BBK의혹' 주장한 이유는

김충립 박사 BBK 추가 의혹 제기…"야권 폭로 언론 보도 수준"

  •  

cnbnews 허주열기자 |  2015.02.05 12:17:50

▲왼쪽부터 김충립 전 미주조선 편집국장과 이명박 전 대통령.(사진제공=CNB포토뱅크&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MB)이 자신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을 통해 집권시절 4대강 사업, 자원외교, 대북정책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07년 대선 당시 세간을 뒤흔든 BBK주가조작 사건의 여진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CNB=허주열 기자)

김충립 “BBK 언급 빠진 회고록은 국민 무시 처사”
김경준 부모 “권력으로 진실 왜곡…불법·불의 자행”
결정적 증거 없이 주장만 난무…진실공방 ‘긴 터널’

당시 논란의 핵심인물이었던 김경준씨(49·구속 수감중)와 누나 에리카김(51)의 지인을 통해 이 사건을 수년째 추적해온 김충립(68·신학박사) 전 미주조선 편집국장은 지난 4일 BBK사건의 재조사를 촉구하는 한편 이 전 대통령이 김경준 일가에게 공식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김 전 국장은 이날 CNB와 만나 “BBK투자자문 회사가 MB와 관련이 없다는 검찰의 결론은 BBK의 자금으로 만들어진 LKe Bank→옵셔널벤처스까지 수사를 확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명박, 김경준, 에리카김의 약자를 딴 회사인 LKe Bank의 투자자금(BBK 100억원, 삼성생명 100억원, 이명박 35억원, 다스 190억원, 심택 50억원)은 모두 MB를 통해 들어온 것이다. 그런데도 MB와 BBK가 관련이 없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 전 국장은 이 전 대통령 회고록과 관련, “MB는 자신의 가장 큰 약점인 BBK에 대한 이야기를 회고록에서 빠트렸는데, 이는 국민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을 비켜간 것”이라며 ▲BBK와 MB의 관계 ▲BBK와 LKe Bank 관련 여부 ▲MB의 LKe Bank 투자금 회수 여부 ▲다스의 투자금 회수 경위 등에 대한 해명과 함께 김경준 일가에게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김 전 국장의 주장은 대부분 이미 야권과 언론에서 제기한 수준이다.

앞서 김경준씨도 2012년 10월 옥중 출간한 자서전 ‘BBK의 배신’에서 “BBK 실소유주는 MB”라며 “BBK의 비밀은 이 사건에서 등장하는 BBK·LKe Bank·MAF펀드·옵셔널벤처스 등 모든 회사들이 사실상 단 1개의 회사라는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김씨는 책에서 “이 회사들의 자금 흐름, 투자 현황, 회계 등은 모두 MB와 MB의 집사로 불리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게 보고됐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2007년 말 검찰 수사와 해를 넘겨 이어진 특검 수사 결과와 배치된다.

BBK특검팀은 2008년 2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광운대 강연 동영상에서 ‘내가 BBK를 창업했다’고 말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이 당선인이 김경준과 제휴해 인터넷 종합 금융사업을 하기로 약정한 상태에서 제휴업체인 BBK를 홍보해주려고 말한 것에 불과하다”며 “주가조작에 이용된 LKe Bank, BBK, MAF 펀드 등의 예금계좌는 모두 김경준이 계좌인출권을 장악해 관리했고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및 법인자금 횡령에 이 당선인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검 수사가 무혐의로 결론 난 상황에서 BBK사건이 다시 재조명 받기는 현재로선 힘들어 보인다. 관련자들이 새로운 증언이나 물증을 내놓을 경우, ‘터닝포인트’가 발생할 여지는 있지만 이들이 입을 다물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김경준씨 부모는 지금도 미국현지에서 지인들을 통해 종교계와 일부언론 등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김씨 부모는 최근 미주한인장로회 총무를 지낸 최승구 목사를 만나 “장로라는 자(MB)가 권력과 돈으로 진실을 왜곡해 다른 사람을 매장시켜 버렸다. 하나님도 무시하고 권력을 통해 불법과 불의를 자행하는 현실에 대해 아무도 믿을 수 없고 기대할 수 없다”고 심경을 밝혔다. 

또 “2017년이면 형기 만기가 되는데 현 대통령마저 사면을 외면한 현실에서 무슨 법정 투쟁을 할 수 있겠냐”며 “권력과 돈 앞에 놓인 함정에 빠져 기회를 놓쳐 버린 지 이미 10여년의 세월이 지났다”고 한탄했다.  

최 목사는 지난 4일 김씨 부모와 직접 면담한 이후 이같은 심경을 담은 이메일을 김 전 국장에게 전했다. 

김 전 국장은 CNB에 “법정에서의 시비란 시간과 돈 그리고 권력이 허용할 때 가능한 일인 것 같다”며 “대통령 한 사람의 배려 외에는 (기대할 부분이 없으며), 2년을 더 보내고 만기출소할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을 만나는 일에 (김경준씨 일가는) 너무 지쳤다”고 밝혔다.

한편 당사자인 이 전 대통령은 이 사안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고 있다.

회고록에 외교관례를 깨고 북한과의 대북정책 비화까지 소상히 밝히면서도 지난 2007년 대선 정국의 최대 이슈였던 BBK 문제에 대해선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한때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한 인사는 “특검에서 무혐의로 결론 난 사안을 다시 거론하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사법부의 자존심이 달린 일인 만큼 설령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더라도 재기소는 힘들지 않겠냐”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07년 당내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누르고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선거 과정에서 BBK주가조작 사건과 서울 도곡동 땅 차명소유 논란 등 위기가 있었지만, 경제대통령 케치프레이즈로 17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CNB=허주열 기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