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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뷰] "민심이 박심을 눌렀다"… 유승민 뜨고, 이주영 지고

84대65 상처받은 박심…국무위원까지 투표했지만 예상밖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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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최정숙기자 |  2015.02.02 16:28:17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에 선출된 유승민, 원유철(왼쪽) 의원이 2일 국회에서 취재진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유승민 의원(58년생.대구 동을)은 뜨고 이주영 의원(51년생.창원시마산합포구)은 졌다. 구박(舊朴)은 신박(新朴)을, 3선은 4선을 꺾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 얘기다.

유승민(원내대표)·원유철(정책위의장) 의원은 2일 진행된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84표를 획득했다. 이주영·홍문종 의원은 65표를 얻는 데 그쳤다. 유승민 의원은 그렇게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경선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것으로 예상됐다. 양측은 서로 55대45로 박빙의 승리를 주장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었더니 유·원 의원의 낙승이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원내대표 선거는 당초 5월에 치러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완구 전 원내대표가 급작스럽게 국무총리에 내정되면서 원내대표 경선도 앞당겨졌다.

이주영 의원은 벌써 4번째 도전이라는 점에서 ‘준비된 원내대표’로 평가 받았다. 때마침 해외에 나가있던 유승민 의원에 앞선 지난달 25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하면서 기선제압에도 성공했다.

유승민 의원은 지난해 원내대표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이유로 돌연 불출마하겠다고 밝힌 뒤 단독 출마한 이완구 원내대표가 추대됐다. 올해는 이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이틀 뒤인 27일 출사표를 던졌다.

이주영 의원은 남다른 배려심이 강점이다. 특히 해양수산부 장관 재임 때 세월호 가족들 곁에 머무르며 수습에 최선을 다한 모습은 국민들에게 호감을 샀다. 장발과 수염은 한 때 트레이드마크처럼 인식됐다. 판사 출신의 중진 의원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평소 성격도 온화해 의원 개개인에게는 호평을 받는 인사다. 
 
반면 무뚝뚝해 보이는 유승민 의원은 이면에 진정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할 말을 하는 원리원칙을 고수하는 듯한 강직한 모습도 엿보인다. 그러나 이 때문에 쉽게 다가가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청와대가 박근혜 대통령의 뉴욕 유엔총회 방문 기간 중 발언 자료를 사전에 배포됐다가 취소한 것과 관련, “이거 누가 하는 것이냐. 청와대 얼라들(어린아이들)이 하는 거냐”며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몰아부친 사건은 그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다.

두 의원 모두 출마 선언일까지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을 확정 짓지 못했다. 결국 최대 변수는 러닝메이트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28일 이주영 의원은 홍문종 의원을, 유승민 의원은 원유철 의원을 각각 선택했다. 후보들은 애써 계파 분류를 하지 않으려 했지만 ‘친박 대 비박’ 싸움 양상이 됐다.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놓고도 의견이 분분했다. 박 대통령은 ‘선거의 여왕’으로 불렸다. 많은 의원들이 박 대통령과 악수한 사진을 내걸었다. 하지만 대통령이 된 이후에는 당내 선거에서 비박들이 승리했다. 지난해 5월 후반기 국회의장 경선에서 비박 정의화 의원은 친박 황우여 의원을, 7·14 전당대회에서 친박 서청원 의원은 비박 김무성 의원에게 패배했다. 박심은 상처를 받았다.

여기에 더해 박 대통령의 지지율까지 급격히 하락하면서 박심이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내년 총선 위기감이 고조됐다. 새누리당 초선 의원은 최근 CNB와 대화에서 “지금 총선에 대한 위기감이 굉장히 크다. 초재선 의원들은 유 의원을 지지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초선 의원도 “초재선 의원들이 유 의원을 지지하냐”는 질문에 “초재선 의원들은 그렇다고 하더라”고 답해 이를 확인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주영 의원이 친박 주류이자 당 사무총장을 지낸 홍문종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낙점한 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주장도 펼쳤다.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전 원내대표는 이날 중립을 선언하며 투표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에 예정돼 있던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를 하루 연기했다. 사실상 의원 겸직 장관들의 투표를 독려한 것이라는 의심을 받았다. 실제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교육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이 모두 투표장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선거가 끝난 후 한 의원은 선거 결과에 대해 “민심”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까지 나섰지만 ‘민심’이 ‘박심’을 누른 모양새가 됐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당선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친박-비박 구도가 아니었다. 오히려 내년 총선 승리와 지금 위기 돌파를 위해 누가 필요한지를 의원들이 본 거라고 생각한다”며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이주영 의원은 지난 2012년 원내대표 경선 때 친박인 이한구 의원, 2013년 최경환 의원에게 밀렸다. 지난해에는 출마를 추진하던 중 해양수산부 장관에 차출됐다. 올해는 신박으로 분류돼 다시 한 번 경선에 나섰지만 실패하면서 적잖은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됐다.

그러나 이 의원은 해수부 장관을 지내며 국민적 신뢰를 쌓았다는 점에서 내년 총선 때 5선으로 국회 입성 뒤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으로 신뢰 회복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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