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9일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안(건보료 개편) 백지화 논란과 관련, “백지화된 것은 아니고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토해서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정부는 당초 건보료 개편안을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날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금년 중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안을 만들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사실상 백지화 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뿐 아니라 ‘건보료 개편안 연기에 청와대의 압력이 행사됐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청와대가 더욱 곤혹스럽게 됐다.
이에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청와대는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선과 관련해 추진단에서 마련한 여러 모형에 대해 알고 있었고 이 가운데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해 복지부에서 내부적으로 충분히 검토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적 공감대를 확보하기 위해 좀 더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적으로 복지부장관이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현행 건보료 부과체계의 경우 소득에 상관없이 다르게 적용되면서 불형평성과 불공정성이 끊임없이 문제 됐다.
생활고에 목숨을 끊은 ‘송파 세 모녀’처럼 소득이 없는 계층에는 매달 5만원이 넘는 보험료가 부과되고, 오히려 1000만원 넘는 월급을 받는 고액봉급자는 보험료가 0원이 되는 등 사례를 봤을 때 건보료 개편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김종대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퇴임하면서 “세 모녀의 보험료는 5만원이었는데 월급 1241만원을 받았던 나는 직장가입자인 부인의 피부양자로 자동 편입돼 퇴직 후 보험료가 0원이 된다”며 건보료 개편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건보료 개편안 발표가 미뤄지면서 청와대와 정부가 최근 연말정산 대란에 놀란 나머지, 개편안으로 인해 보험료가 상승하는 고소득자 등의 반발을 우려하며 눈치만 보다 정작 해야 할 개혁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