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가 북방경제 전진기지의 위상을 높이려면 최근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한러협력의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러 물류 협력, GTI를 비롯한 초국경 개발협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북방경제 전진기지로서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원발전연구원은 26일 '한러 협력 확대와 강원도'를 주제로 한 정책메모를 발간했다.
이번 연구는 정부가 올 들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체화 방안을 잇달아 발표하는 한편 러시아 정부 또한 한·러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의지를 표명하는 등 양국 수교 이후 가장 실질적인 협력이 논의되고 있어 이에 대비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러간 물류협력은 양국 수교 25년 째를 맞은 현재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가 추진하는 유라시아 친선특급열차가 올 여름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한다.
이를 계기로 유라시아 협력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동시에 열차 운영 기간에 물류 협력을 논의할 계획이다.
아울러 유라시아 경제협력 조정위원회는 우리 기업의 유라시아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동시에 한·중앙아시아 협력 사무국도 설치돼 다른 지역에 앞서 중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러시아 정부도 한·러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극동시베리아 개발 등 한·러 협력을 통해 최근의 경제적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푸틴 집권 2기(2004~2008)인 2007년부터 극동 바이칼 지역 발전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북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방의 제재 및 유가 하락으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러시아는 극동 시베리아 지역에 대한 우리나라의 투자를 적극 요청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갈루쉬카 극동개발부 장관에 이어 12월 트루트네프 부총리 겸 극동연방관구 대통령 전권대리인이 방한해 대우해양조선 등 기업을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 유치 활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추진하고 있는 북한과의 물류, 철도 현대화 협력 등에도 우리나라 기업들의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러시아 정책도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남·북·러 가스관,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한반도철도 연결, 남·북·러 전력망 연결이 대표적인 사업으로 철도 연결 사업이 다른 협력에 비해 비교적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다만 남북 관계, 대외 정치·경제 요인에 따라 추진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중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극동러시아의 경우 막대한 농지를 보유한 연해주 지역과 농업 협력을 추진하고 있고 현대중공업, 유니베라 등을 비롯한 우리나라 11개 기업들이 콩, 옥수수 등의 생산에 투자하고 있다.
이처럼 한·러 협력이 본격 논의되는 가운데 북·중·러 초국경 지역에서 물류 협력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이미 시베리아의 석탄이 중국 선박을 통해 나진항을 거쳐 우리나라로 운송된 바 있다.
지금까지 한·러간 협력은 북한이 장애요인이 되어 왔으나 앞으로는 오히려 북·러 협력이 한·러 협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강원도는 한·러 협력의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도내 항만, 철도 등 물류 인프라와 연해주, 사하 공화국과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한·러 협력에서 주요한 역할을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한·러 물류 협력, GTI를 비롯한 초국경 개발협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북방경제 전진기지로서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러간 경제협력을 기반으로 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구체화하기 위해 도 차원의 정책 방향이 마련돼야 한다.
이는 철도·항만·해운·항공 등 유라시아 물류 기반 확충을 비롯해 에너지·비철금속·농업·바이오·의료관광 등 분야별 산업 협력 강화, 대학이나 연구소 간 협력 확대 및 문화교류와 각 부문간 인적 교류 확대를 위한 협력네트워크 구축 등이다.
강원발전연구원 김재진 부연구위원은 "양양공항을 러시아와 중국으로 연결하는 북방관광 부문의 주요 기점으로 발전시켜 극동러시아 지역의 고급 의료관광객을 적극 유치해야 한다"면서 "북방물류루트 상의 지리적 이점과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개최,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의 투자유치 촉진을 위해 강원도 동해북부선 등이 국가계획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