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숙기자 | 2015.01.23 16:04:15
23일 정홍원 국무총리의 후임으로 내정된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친화력의 달인’이다. 당내는 물론 야당과의 관계도 원만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새 총리에 이완구 원내대표를 내정하는 등 집권 3년차 내각과 청와대 개편을 단행했다.
이 내정자를 발탁한 배경은 정부가 경제혁신과 국가혁신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당정과 국회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윤두현 홍보수석이 밝혔다.
윤 수석은 이 내정자에 대해 “여당 원내대표로서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가 깊고, 그동안 야당과 원만히 협조하며 국회의 정상적인 운영에 기여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효과적인 추진과 공직사회의 기강 확립, 대국민 봉사와 소통의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이 내정자의 총리 기용설은 지난해 말부터 제기돼 왔다. 하지만 정홍원 총리는 물론, 이제까지 총리 내정자가 언론에 거론되지 않은 인사들이 발탁된 전례를 볼 때 다소 의외의 인사라는 분석도 있다.
충남 청양 출생인 이완구 새 총리 내정자는 ‘충청권의 맹주’로 불린다. 충청 출신이지만 정 총리에 이은 성균관대 출신이라는 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함께 친박 정치인이라는 점 등은 ‘절반의 탕평인사’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 내정자는 성대 3학년 재학 중 행정고시(15회)에 합격했다. 또 경찰서장, 최연소 경무관, 충북·충남지방경찰청장을 지내는 등 공직 생활을 이어왔다.
국회 입성은 1996년 15대 총선을 통해서였다. 이후 16대 총선에서 재선했다. 17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이 내정자는 2006년 6월 지방선거에 한나라당 충남지사 후보로 당선돼 정치 생활을 계속했다.
도지사 시절 충남을 전국 최고 투자유치지역으로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이 내정자는 2009년 도지사를 사퇴했다. 당시 이명박정부가 추진한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며 지사직을 던진 이 내정자는 이를 계기로 세종시 원안을 고수하던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워졌다.
이 내정자는 2012년 1월 다발성 골수종(혈액암) 발병으로 병상에 누워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다행히 투병생활 끝에 건강을 회복, 2013년 6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70%가 넘은 득표율로 당선돼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해에는 집권여당 원내대표로 당선돼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임하며 전당대회를 관리했고, 7.30 재보선에서 김무성 대표와 함께 당을 지휘하며 선거에서 선전하는 성과도 이뤘다.
세월호 참사 후속대책 마련 등 야당과의 협상에서는 ‘합리적’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이름 때문에 ‘새민련’ 등 약칭 논란이 있었을 때도 “이완구를 이왕구로 하면 좋겠느냐”며 상대당을 존중할 것을 자당에 당부하기도 했다.
이완구 새 총리 내정자는 이날 지명 직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께 쓴소리와 직언을 하는 총리가 되겠다”며 “야당을 이기지 않는 내각을 통할하는 총리가 이 시점에서 필요하고 야당과 소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내정자가 별다른 문제가 없는 한 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원내대표가 총리직을 맡아 정부와 국회, 당·정·청 간에 소통 역할과 화해중개 역할을 성공적으로 잘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새정치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이 내정자를 만나 “모처럼 정치인 출신 총리가 나오게 됐다. 예행연습이 필요 없이 총리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 내정자가 좋은 협정 파트너였지만 이제 협상이 아닌 비판이 대상이 된 점을 잊지 말라”고 조언했다.
문 위원장은 청문회 준비를 단단히 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형식적인 청문회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날 저녁 늦게 연락을 받았다고 밝힌 이완구 새 총리 내정자는 이날 오전 국회 사무실에 출근해 주호영 정책위의장,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와 함께 차분한 표정으로 지명 발표를 지켜봤다.
이 총리 내정자는 이날로 원내대표직를 내려놨다. 이 내정자의 원내대표 임기는 오는 5월초까지다. 새누리당은 조만간 이 내정자의 공백을 채울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게 된다. 원내대표 출마 예상자로는 이주영 의원과 유승민 의원 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