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22일 구 통합진보당 이석기 전 의원에 대해 내란선동 등 혐의로 징역 9년의 원심을 확정했다. 그러나 내란음모 혐의에 대해서는 2심과 마찬가지로 무죄판결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여야는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내란음모 혐의에 대한 무죄 판결에는 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새누리당은 “절반의 단죄”라고 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종북몰이에 제동”이라고 평가했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논평에서 “비록 증거부족을 이유로 절반의 단죄에 그쳤지만 내란을 선동한 세력에 준엄한 법의 심판을 내린 것은 사필귀정”이라며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대한민국 헌법체계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사법제도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어서 안도한다”며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국기를 뒤흔드는 세력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는 법의 정의는 앞으로도 굳건히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숙 원내대변인은 통진당과 야권연대를 했던 새정치연합을 겨냥, “그동안 구 통합진보당에 대해서 애매한 입장을 취했던 야당도 지난 헌법재판소의 구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이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종북과는 완전히 선을 긋고,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정치연합 한정애 대변인은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며 “새정치연합은 헌법의 가치와 민주주의 질서를 훼손하는 그 어떤 행위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다만 내란음모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확정된 것은 박근혜 정부하에서 일어나는 무차별적 종북 공안몰이에 대법원이 제동을 건 것”이라며 “헌법재판소가 이런 대법원의 확정판결 후에 정당해산심판 결정을 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내란음모·내란선동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이 전 의원에게 징역 9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과 마찬가지로 내란선동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내란음모 혐의를 무죄로 각각 판단했다.

재판부는 “130여명이 참석한 회합에서 이석기, 김홍열 피고인은 주요 국가기간시설 파괴와 선전전, 정보전 등 실행 행위를 목적으로 발언했다”며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한 행동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 전 의원과 함께 기소된 이상호, 홍순석, 한동근, 조양원, 김홍열, 김근래 피고인 등 구 통진당 당원들에게도 원심과 같은 징역 3∼5년과 자격정지 2∼5년을 선고했다.

이 전 의원은 지하혁명조직 RO의 총책으로서 북한의 대남 혁명론에 동조하고 대한민국 체제를 전복하기 위한 구체적 실행 행위를 모의한 혐의로 지난 2013년 9월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