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폭탄’ 논란이 거세지면서 여야가 탈출구를 고심하는 분위기다. 지난 2013년 소득공제 제도를 세액공제 제도로 전환하는 내용의 세법개정은 여야 합의로 이뤄졌다.
하지만 ‘13월의 보너스’로 불리던 연말정산이 올해는 ‘13월의 세금 폭탄’으로 인식되면서 여야는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여야가 합의한 사항”이라고 강조하고 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원래 반대했다”며 법인세로 화제를 전환하는 등 발을 빼는 모양새다.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2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올해부터 적용되는)연말정산제도는 고소득자가 세금을 좀 더 낼 수 있는 세액공제로 가는 것이 맞다는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아서 여야 합의로 고쳤던 것”이라며 “충분한 검토를 거쳐서 이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나성린 정책위부의장은 “연말정산이 끝나는 21일 이후 정부가 자료를 가져 와서 문제점이 밝혀지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도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국민이 수용하지 않은 그 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며 관계당국에 “현재 연말정산과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면밀하게 검토해 빠른시일 내 보완책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현안브리핑에서 “여야는 우리나라 소득세제의 소득재분배 효과가 미약하다는 점에 공감해 세법개정에 합의한 바 있다”며 “국회가 심의 의결한 세법에 문제점이 발생했다면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정치연합을 향해 “야당이 연말정산을 정치 이슈화해서 정부와 여당을 공격하는 데만 치중하는 모습은 보기에 좋지 않다”며 “국회는 문제점을 선동하는 곳이 아니라 문제점을 해결하는 곳”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담뱃값 인상에 이어서 13월의 세금폭탄 연말정산으로 국민들은 또다시 분노하고 있다”며 “재벌대기업의 곳간은 넘쳐나는데 서민들의 유리지갑만 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백재현 정책위의장은 “연말정산을 앞두고 국민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말정산을 앞으로 1월 2월 들어 하게 되는데 이것은 기 예견됐던 상황들”이라며 “2013년 세제개편 때 우리가 그렇게 될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고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고 밝혔다.
박수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연말정산이 ‘13월의 세금폭탄’이 돼 직장인들의 유리지갑을 융단폭격하고 있다”며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긴급기자회견에서 내놓은 간이세액표 개정과 분할납부 등의 보완대책은 국민을 우롱하는 감언이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세법 개정 당시 우리당 조세소위 위원들이 끝까지 저지하려 했지만 정부여당이 강행처리한 바 있다”며 “연말정산 논란의 원인은 다름 아닌 부자감세로 인한 세수부족이다. 박근혜 정부는 부자감세를 즉각 철회하고 가계소득 증대를 위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