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연말정산과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마친뒤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연말정산 폭탄’ 논란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쉽사리 진화될지는 의문이다.

지난 2013년 세법 개정으로 인해 소득공제 제도가 세액공제 제도로 전환되면서 많은 직장인들이 예상치 못한 ‘연말정산 폭탄’을 맞게 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연말정산은 ‘13월의 보너스’로 불렸다. 사용액 만큼 환급 받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되돌려 받기는커녕 더 내게 생겼다는 직장인들이 늘어나면서 연말정산이 ‘13월의 폭탄’이라는 웃지 못 할 얘기가 나온다.

논란이 확산되자 최경환 부총리는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금번 연말정산으로 인해서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송구스럽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최 부총리는 세법개정을 하게 된 배경으로 “우리나라의 소득세제의 경우 각종 비과세 공제규모가 크고, 또 면세자가 많아서 소득재분배 효과가 미약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며 “소득재분배 기능을 제고하면서 경제의 활력을 저해하지 않는 방식으로 소득세제를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세법개정 시 세액공제 제도가 조세형평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는 합의 하에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연말정산 결과 ‘세금 폭탄’이라는 직장인들의 불만이 폭주하자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곤혹스러워 하고 있고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우리는 원래 반대했다”며 발을 빼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는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면 고소득 근로자의 세부담은 증가하며 저소득 근로자의 세부담은 경감된다”면서 “다만 총 급여 5,500만 원 이하자 중에서도 아주 일부 근로자의 경우 부양가족공제 등을 적용받지 못해 세부담이 증가하는 경우가 있을 수는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상황을 설명하며 양해를 구했지만 당장 지난해보다 사실상 세금을 더 내게 생긴 직장인들의 불만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경환 부총리가 내놓은 대책이 당장 현실화될 지도 미지수다. 최 부총리는 “올해는 간이세액표 개정에 따라 ‘적게 걷고 적게 환급받는 방식’으로 변경된 효과와 함께 개정소득세법에 따른 세액공제 전환방식을 적용해 연말정산을 적용하는 첫 해”라며 “오는 3월까지 연말정산이 완료되면 이를 토대로 소득계층별 세부담 규모를 면밀히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소득계층 간 세부담 증가 및 형평 등을 고려해서 세부담이 적정화 될 수 있도록 공제항목 및 공제수준을 조정하는 등 자녀 수, 노후대비 등을 감안한 세제개편 방안을 마련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금년 중에 간이세액표 개정으로 개인별 특성 등이 보다 정교하게 반영돼 연말정산의 과도한 세부담이 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한편, 추가 납부세액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분납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보완방안도 적극적으로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최경환 부총리는 자녀가 없는 가구나 미혼자들에 대한 혜택은 언급 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분납 여부도 국회에서 소득세법 개정 등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결국 올해 연말정산에서 직장인들의 ‘얇아진 지갑’은 그대로 감당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