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사당. 사진=CNB

이른바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을 위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 제정안(김영란법)이 8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공직자에 대한 부정청탁과 공직자의 금품수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김영란법’은 지난 2013년 8월,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1년 5개월만에 소위 문턱을 넘었다.

오는 12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김영란법은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시점부터 시행하도록 돼 있다.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으로는 국회와 법원, 중앙행정기관을 비롯한 공직자와 공공기관, 공직 유관단체, 국공립 학교 뿐 아니라 당초 정부안에 없었던 언론사와 사립학교 및 사립유치원, 대학병원 종사자 등까지 포함됐다.

이에 따라 공직사회는 물론,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만연해있던 도덕불감증을 해소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여야는 당장 환영의 뜻을 밝혔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9일 현안브리핑에서 “그간 공직사회에 관행처럼 굳어졌던 부정한 청탁문화를 뿌리 뽑을 수 있는 법적근거가 확립된 것”이라며 “김영란법이 공직사회를 혁신하고 우리 사회가 청렴한 사회로 발돋움할 수 있는 데 새로운 바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원내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부정청탁에 대한 처벌을 강화함으로써 공직자의 부패를 방지하고 비선실세는 발도 못 붙이게 하도록 청렴한 사회를 위한 입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며 “김영란법이 대한민국이 투명사회로 가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직자 본인의 경우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하면 직무관련성과 무관하게 형사처벌 받게 된다. 100만원 이하의 금품 수수에 대해서는 직무관련성이 있는 경우에 한해 과태료를 부과 받게 된다.

공직자의 민법상 가족이 직무와 관련해 1회에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할 경우에는 공직자 본인이 동일한 처벌 대상이 된다.

현행법은 대가성과 직무관련성이 모두 입증되거나 퇴직공직자가 부정청탁하는 경우에만 처벌할 수 있다.

김영란법은 이 뿐 아니라 직무를 수행하는 공직자에게 인사, 인허가 등 법령과 기준 등을 위반하게 하거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하게 하는 총 15개 항의 청탁 또는 알선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다만 공개적으로 공직자에게 특정 행위 요구, 공익목적의 제3자 고충민원 등 사회 상규상 어긋나지 않은 사항 등 총 7개항은 예외로 규정했다.

여야는 쟁점 정리가 남은 ‘이해충돌 방지’ 조항에 대해서는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제정안 개정을 통해 처리키로 했다.

김영란법이 통과되면 직접 대상인 186만여명 외 가족까지 포함해 최소 550만명에서 최대 1천800만명이 적용 대상이 된다. 이해충돌 조항까지 포함되면 적용 대상은 최대 2천만명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민 10명 중 4명이 사실상 적용 대상이라는 점에서 지나치게 범위가 넓어 실효성에 적잖은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