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기 최문순 강원도정의 정책 방향이 크게 변화했다. '하나된 강원도'에서 '능동적 해외진출'로 정책 기조가 바뀐 것이다. 경제 구조변화와 미래선점 정책이 펼쳐진다. 구체적으로는 '밖으로 진출해서 시장을 확보하고, 밖으로부터 자본과 유동인구를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강원도는 글로벌투자통상국의 기능을 확대한 최근 인사와 관련 경제활성화를 위한 조직 강화를 중심으로 글로벌 경제에 초점을 둔 조직개편이라는 설명이다.
글로벌투자통상국의 능동적이고 선제적인 활약이 기대되는 가운데 중국을 비롯해 이슬람경제권, 특히 할랄식품을 중심으로 한 시장 개척과 외자유치, 관광객 유치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할랄식품의 가능성과 과제에 대해 5회에 걸쳐 살펴본다.
◆ 글 싣는 순서
1. 프롤로그 : 개념과 의의
2. 할랄식품 시장동향
3. 할랄식품과 인증절차
4. 할랄식품과 강원도
5. 에필로그 : 준비와 과제
제2기 최문순 도정이 가장 먼저 주목한 부분은 도내 경제구조다. 기존 내수시장 확대와 수출촉진이라는 막연한 목표가 아닌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으로 시장을 확보하는 한편 해외에서 투자에 필요한 자금은 물론 관광객까지 유치하는 선제적인 활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는 도내 제조업 중 상대적 강세인 식품제조업을 육성하는 동시에 관광산업도 활성화시키겠다는 포석이다.
도내 산업구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제조업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제조업 생산기반이 약한 데다 이렇다할 선도기업도 없어 업종 간 결합성이 미약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한국은행 강원본부가 발표한 '지역산업연관표로 본 강원경제의 특징과 과제'를 보면 2005년중 강원지역 총산출액 44조 7000억원은 가운데 서비스업이 24조원(53.8%)으로 가장 많고, 제조업 9조5000억원(21.3%), 건설업 6조1000억원(13.6%), 농림어업 2조5000억원(5.6%) 등으로 나타났다.
이중 제조업의 산출액 비중이 전국수준(46.3%)의 절반 이하인 반면 서비스업, 건설업, 농림어업 등 업종은 전국 수준을 상회했다.
특히 도내 수출총액은 1조3078억원으로 전국 343조 2254억원의 0.4%에 불과했다.
지속적인 도내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제조업 중심 산업구조로 개편하는 동시에 관광산업에서 일자리를 창출해야 했지만 녹록잖은 실정이다.
물론 신산업육성을 목표로 지난 2000년 이후 정부 주도의 전략산업 육성정책이 추진됐으나 이 기간 전국 평균 매년 4.4%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한 반면 도내의 경우 2.9%에 그쳤다.
이는 제조업 비율이 낮고 기술수준과 자본투자도 낮은 탓으로 전국평균과 강원도 간 성장률 격차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다만 도내 산업별 생산유발계수로 볼 때 제조업(2.038)이 가장 높고, 이중 음식료품(43.1%)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농수축산 및 임산물을 바이오사업과 연계하는 고부가가치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이런 가운데 도내 청정농산물로 식품업계의 블루오션으로 평가받고 있는 할랄식품 시장 진출이 추진되고 있어 주목된다.
도는 지난달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최근 평창 알펜시아에서 26개국 164개 기관·기업의 금융인 등 281명이 참가한 세계이슬람경제포럼(WIEF) 경제투자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한 데 이어 오는 2017년 세계이슬람경제포럼의 도내 개최를 추진할 방침이다.
세계이슬람경제포럼(WIEF)은 세계 두 번째 규모 경제포럼으로 중동과 북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아세안 회원국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등을 포함한 57개 이슬람협력기구(OIC) 회원국들의 경제부분을 대표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포럼으로 2006년 설립됐다.
도내 청정농산물을 이용한 할랄식품 시장 진출과 이슬람경제권 자본 및 관광객 유치를 위한 사전 포석을 둔 것이다.
할랄(Halal)의 사전적 의미는 이슬람법(Shariah)에 따라 '허용되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금지되는 것'은 하람(Haram)이라고 한다.
모든 종류의 야채, 과일, 곡류 등 非육류성 식품과 모든 종류의 해산물은 할랄인 반면 돼지고기 및 이와 관련된 음식, 피와 이와 관련된 부산물, 육식 동물의 고기, 파충류 및 곤충은 하람(Haram)식품이다.
할랄 산업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식품 시장은 육류, 음료, 제과, 스낵 등 과거에 비해 인증을 받거나 그 기준을 적용한 제품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다국적 기업인 Burger King, KFC, Nestle, Lever Brothers, Procter & Gamble, Giant 등은 커져가는 할랄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네델란드 로테르담이 돼지고기, 알코올류와 완전히 분리된 할랄전용 창고로 무슬림 고객을 유치하는 등 할랄시장 공략을 위해 국가차원의 지원도 확대되고 있다.
대상과 남양유업 등 국내 식품업체들도 이슬람시장 진출을 위해 할랄 인증을 획득하는 등 인구 20억 명에 달하는 무슬림을 대상으로 한 식품시장이 최근 새로운 블루오션(Blue Ocean)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남이섬 내 음식점 동문(東門)이 한국이슬람교중앙회(KMF)로부터 할랄음식점으로 국제인증을 받아 운영 중이다.
2013년 말 현재 말레이시아 4만9000여 명, 인도네시아 4만3000여 명 등 동남아 이슬람권 관광객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아직 이슬람교에 대해 친숙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할랄식품은 높은 벽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할랄 인증을 통해 안전한 식품을 선택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식품 제조업자는 이슬람교도를 새로운 소비자로 확보하는 한편 안전한 식품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농협경제연구소 강병규 책임연구원은 "유럽 등 비이슬람권과 웰빙을 추구하는 소비자들로부터 할랄식품은 '믿을 수 있는 식품'으로 인정을 받으면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면서 "할랄식품은 한미FTA 등 농산물 시장개방에 대응한 농업발전과 식품의 수출확대라는 차원에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