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내 고령화율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원주시를 제외한 모든 시지역이 고령사회로, 접경지역을 제외한 모든 군지역이 초고령사회가 됐다. 이에 따라 지방정부는 지역발전계획이나 산업경제정책을 수립 시 고령화를 전제로 경제성장의 지속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종합대책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강원발전연구원은 30일 '고령화와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를 주제로 미시적인 지역사회 관점에서 고령화 상황을 살펴보고 그 위험성 및 대응방안을 모색한 정책메모를 발간했다.
강원발전연구원 염돈민 초빙연구위원은 이번 연구에서 고령화 선진국인 일본의 한계집락(限界集落)이라는 개념으로 마을의 소멸, 나아가 자치단체의 폐쇄에 이르는 고령화의 영향을 분석했다.
한계집락이란 과소(過疎)화·고령화 진행으로 집락(마을을 일컫는 말)의 자치, 생활도로의 관리, 관혼상제 등 공동체로서 기능이 급속히 쇠퇴해 소멸을 향해 가는 마을을 의미하며, 이를 자치단체 단위로 확장한 개념이 한계지자체다.
한계집락 개념을 원용해 도내 각 시군의 고령화 위험 정도를 평가한 결과 도내 18개 시군은 모두 55세 미만 연령계층이 50% 이상인 지속가능 안전 지자체, 즉 존속집락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65세 이상 인구 50% 이상인 지속가능 위험 지자체, 즉 한계집락은 없었다.
다만 횡성군, 영월군, 양양군은 55세 이상 인구가 40%를 초과해 요주의로 분류됐다.
하지만 철원, 화천, 양구, 인제 접경지역을 제외한 모든 군지역이 초고령사회인 상태였다.
장래인구추계에 대한 통계청 자료를 보면 도내 상주인구는 2010년 148만7000명에서 2030년 155만6000명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고령화가 현 추세대로 진행될 때 생산가능인구는 102만7000명에서 91만5000명으로 11만2000명이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5세~49세의 핵심생산인구는 2010년 54만명에서 2020년 48만명 수준으로 감소하고, 학령인구(6세~21세)가 줄어드는 것도 강원경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의 경우 정원축소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종합하면 도내 총 194개 읍면동에서 27개 읍면동(13.9%)이 지속가능 곤란지역, 59개(30.4%)의 읍면동이 55세 이상 인구비중 40% 이상인 지속가능 곤란 이행지역, 양양, 영월. 횡성, 홍천은 가장 빨리 지속가능 곤란 기초자치단체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로 인해 농촌의 공동화 또는 커뮤니티 소멸의 위기가 많은 시군에서 현실화되는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고령화시대 대비의 가장 큰 문제는 인식의 경직성이라는 지적이다.
고령사회가 바로 코앞에 와 있지만 정책당국이나 지역 주민들은 아직도 멀리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내 각 지자체가 수립한 발전계획들은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고 고령층을 복지정책의 대상으로만 한정한 정책이 수립돼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산업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도내 고령화 대응력지수는 전국 16개 시도 중 13위로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발전연구원 염돈민 초빙연구위원은 "개인을 퇴역노인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사회・경제현장의 일원으로 인식하는 능동적 고령화가 필요하다"면서 "인생 100세 시대의 평생일자리체제는 평생학습사회의 구축과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동성(mobility)이 제약되는 고령자에 있어서 먼 곳에 생기는 일자리는 무의미하다"고 지적하고 "고령사회에서는 고령자 활동범위를 감안한 지역커뮤니티 계획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