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발전을 위해서는 문화관광산업에 대한 투자를 우선할 필요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간 추진된 바이오의료기기 등 신성장동력산업이 지역실정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한국은행 강원본부는 지난 26일 '신-전략산업과 Soft Innovation을 통한 강원도 신-성장모형에 대한 연구'를 주제로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세대 권명중 교수와 한국은행 김보경 과장, 최병재 과장이 공동연구한 이번 연구는 강원도가 지난 20년간 육성해온 전략산업의 성과 및 한계를 평가하고 이보다 더 높은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전략으로서 문화관광산업 육성에 대한 실증분석과 정책과제를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재 2000년 이후 전국 평균 경제성장률은 매년 4.4%인 반면 도는 2.9%에 그쳤고, 시간이 갈수록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전국 평균 대비 낮은 제조업 비율과 낮은 기술수준, 낮은 자본투자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연구에서 권명중 교수팀은 잠재적 시장크기, 기술역량, 비용경쟁력, 지역경제성장 기여도 등 전략산업 선정기준에 따라 도의 각 산업을 검증·분석한 결과 비금속광물제품식료품문화·운동·오락음식 및 숙박운수 5개 산업이 전략산업으로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문화·운동·오락, 음식 및 숙박, 운수는 관광산업을 구성하는 핵심산업으로 볼 수 있다.
이 분석 결과는 그간 강원도가 선정한 전략산업과 일치하지 않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동일한 전략산업 선정기준을 그간 추진한 전략산업인 의료기기, 바이오, 신소재산업에 적용해 평가한 결과, 지역경제 여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상태에서 선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정책에 따라 전략산업으로 선택했으나 지역실정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자원배분의 비효율성이 발생하고 투자가 상대적으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강원도 신-전략산업은 크게 전통적인 제조업(비금속광물제품, 식료품), 문화·관광산업(문화·운동오락, 음식·숙박), 지식기반산업(바이오, 의료기기, 신소재)으로 분류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산업을 기술역량, 비용경쟁력 등 측면에서 평가한 결과 현 시점에서 국가선도 산업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신-전략산업의 육성과 함께 현재 저성장 구조의 강원경제를 탈피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강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 결과 문화·관광산업의 기술혁신이 다른 두 그룹의 전략산업들에 비해 모방이 용이하고 확산속도가 빨라 기술혁신의 외부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문화·관광산업이 도의 성장 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계절적 수요의 경관위주 관광에서 연중수요의 콘텐츠위주 관광으로 전환해 고부가가치의 문화·관광 서비스에 대한 수요 창출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soft innovation과 결합이 중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soft innovation(소프트 기술혁신)은 미적·지적인 인식에서 새로움을 주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시장에 소개되는 것으로 이중 경제적인 의미(가치)가 없는 것은 단순히 문화현상으로, 경제적 의미가 있는 경우에만 소프트 기술혁신으로 본다.
연세대 권명중 교수는 "문화·관광산업을 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soft innovation을 전담하는 특수목적법인 형태의 조직(SI-SPC)을 설립하고 강원도 전역에 문화관광 클러스터를 조성해야 한다"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도는 사업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철폐하고 인프라를 지원하는 한편 사업 위험을 줄이는 환경을 조성하는 등 시장 및 정부 실패를 최소화하는 과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