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식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지만, 아직도 기미가 없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부터 임금 협상을 진행했다. 7개월째 계속되는 협상 기간 동안 노사는 60차례 이상 만났지만, 여전히 이견이 크다. 기본급이 난제다. 노조는 기본급 13만원 인상을 주장한다. 반면 사측은 3만원 인상안을 제시했다. 노조와 사측 모두 자신들이 제시한 조건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양측 주장 모두 일리가 있다. 노조는 잔업, 특근이 줄어드는 추세에서 기본급이 인상돼야 조합원들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잔업, 특근 수당을 덜 받는 대신 기본급 인상을 통해 일정 수준의 임금은 보장 해줘야 한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중공업 계열의 다른 근로자에 비해 임금 수준이 낮다는 노조원들의 불만도 많다.
사 측은 기본급 3만원 인상안이 마지노선이라고 한다. 사 측 제안대로 해도 연간 6천억원의 추가 부담이 생긴다. 게다가 회사는 현재 연이은 영업 적자에 따른 비상 경영 체계에 돌입한 상태다. 회사가 연이어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사측이 노조의 제안을 받는다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3분기 1조9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였다. 올해 누적 적자만 3조원이 넘는다. 잇따른 실적 악화에 경영진도 대폭 물갈이 됐다. 노사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20년 무분규 사업장이라는 기록도 깨졌다. 현대중공업에 2014년은 잔인한 해였다.
이를 추스르고 2015년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기 위한 선결 조건은 노사 협상 타결이다. 어떻게든 올해 안에 마무리가 돼야 한다. 협상이 내년까지 이어진다면, 노사 모두에게 큰 부담이다.
이제 시간이 없다. 노조는 이번 주 파업을 하지 않는 대신 17일 7시간 파업 계획을 세웠다. 17일 노조의 대규모 파업이 이어지면, 노사간 갈등은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사측은 노조가 실시했던 부분파업의 불법성을 지적했었고, 노조는 파업참가자에 대해 사측이 잔업 특근을 배제하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었다. 양측 모두 현재 상황에서는 이런 문제를 수면 위로 내놓는 것을 꺼리고 있지만, 17일이 되면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다.
여러 차례 취재를 통해, 노사간 인식을 같이 하는 부분을 알 수 있었다. 올해 안에는 어떻게든 협상을 타결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노조는 올해가 넘어가면, 파업 동력이 떨어지고 조합원들의 신뢰를 잃게 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사측이 겪게 될 경영상 어려움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반드시 이번 주 안에 결론 나기를 바란다. 보잘 것 없는 말 뿐이지만 거든다.
‘현대중공업 노사 협상 타결’
(CNB=신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