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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한글박물관, 정조의 한글편지와 효의왕후 한글 필사본 전문 최초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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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왕진오기자 |  2014.11.19 14:41:26

조선 22대 왕 정조(1752∼1800)가 원손 시절부터 재위 22년까지 큰외숙모인 여흥 민씨에게 보낸 편지 등을 모아 만든 ‘정조어필한글편지첩’ 전체가 최초로 공개된다. 

오는 11월 21일, 국립한글박물관이 18세기 왕실 관련 한글 필사본 ‘정조어필한글편지첩’, ‘곤전어필’, ‘김씨부인한글상언’세 편을 일반인들이 알기 쉽도록 현대어로 풀어 쓴 ‘소장자료총서’발간을 통해서다.

‘정조어필한글편지첩’은 지금까지 전체 16점 가운데 3점의 편지만 알려졌으나, 이번에 전체가 최초로 공개된다.

현재 원문이 공개된 수백 점의 정조 편지들은 대부분 한문 편지이며, 한글 편지 가운데 실물이 남아 있는 것은 ‘정조어필한글편지첩’이 유일하다.

조선 시대의 한글 편지 가운데 어린이의 필체로 쓰인 편지 자체가 드물거니와 편지를 쓴 주인공이 바로 조선의 22대 왕 정조라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정조의 비인 효의왕후 김씨(孝懿王后, 1753~1821)가 한글로 쓴 어필(御筆)인 '곤전어필'.

‘곤전어필’은 이번에 처음 소개되는 것으로, 정조의 비인 효의왕후 김씨가 ‘만석군전’과 ‘곽자의전’을 조카 김종선에게 우리말로 번역하게 한 다음, 자신이 직접 한글로 옮겨 쓴 소설이다.

이 책의 말미에는 효의왕후가 이 글을 친필로 쓰게 된 동기와 취지를 적은 발문과, 청풍 김씨 가문에 하사한 경위를 적은 김기후, 김기상의 발문이 수록되어 있다.

‘김씨부인한글상언’은 서포 김만중의 딸이자, 신임옥사 때 죽임을 당한 이이명의 처 김씨 부인이 손자와 시동생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영조에게 올린 한글 탄원서이다.

정자로 정성 들여 쓴 이 상언은 크기가 무려 81.5×160cm에 달한다. 정치적 격변기에 일어났던 당쟁의 한 장면을, 한 사대부 여성의 절박한 심정을 통해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서포 김만중의 딸이자, 신임옥사(辛壬獄事) 때 죽임을 당한 이이명(李頤命)의 처 김씨 부인(1655~1736)이 손자와 시동생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영조에게 올린 한글 탄원서, '김씨부인한글상언'

 
이 자료들은 조선 후기 상류층의 일상생활에서도 한글이 활발하게 사용되었음을 잘 보여준다. ‘정조어필한글편지첩’과 ‘김씨부인한글상언’은 현재 국립한글박물관 상설전시실에서 실물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국립한글박물관은 총서 발간과 관련해 ‘조선 후기 왕실 관련 한글 필사본의 한글문화사적 해석’이라는 주제로 두 차례의 학술 모임을 개최한다.

발표자는 서예 분야의 박정숙 교수(성균관대), 역사 분야의 정재훈 교수(경북대)다. 학술 모임은 국립한글박물관 강의실(1층)에서 11월 21일과 28일 양일간,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개최한다.

CNB=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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