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9일 국회에서 새해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공공부문 개혁에 한층 박차를 가하고 복지를 늘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새해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공공부문 개혁에도 한층 박차를 가해 적자를 줄여 갈 것”이라며 공무원연금 개혁의 시급함을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전날 김무성 대표가 대표발의하고 158명 의원 전원이 찬성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박 대통령은 “이미 20여년 전부터 적자의 심각성이 예견돼 왔지만 역대 정부마다 근본적인 처방을 미루면서 오늘의 위기를 가져왔다”며 “이번에도 제대로 된 개혁을 하지 못하면
다음 정부와 후손들에게 엄청난 빚을 넘겨주고 큰 짐을 지우게 된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이 공무원연금 개혁을 강조하는 이유는 과거와 달라진 상황과 무관치 않다. 공무원연금은 처음 설계된 1960년과 현재의 상황이 달라졌고, 당시와 비교해 보면 평균수명은 30년 가까이 늘어 연금수급자도 1983년 6천명에서 2013년 37만명으로 60배 이상 증가했다.
박 대통령은 이를 언급하며 “그 결과, 연금 재정수지 부족액이 현 정부에서만 15조원, 다음 정부에서는 33조원, 그 다음 정부에서는 53조원 이상이 돼 국민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질 전망”이라면서 “그동안 국가를 위해 헌신해 온 공무원들의 희생을 요구해야 한다는 점에서 솔직히 어느 정부도 이런 개혁이 두렵고, 피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매년 막대한 국민 세금이 투입돼 하는 상황을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며 “그 방치로 인해 나라와 후손들에게 큰 빚을 떠넘기고, 연금제도 자체가 파탄날 수도 있기에 절박한 심정으로 우리는 반드시 해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금의 희생이 우리 후손들과 대한민국의 기반을 살리는 길이라 생각하고 부디 조금씩 희생과 양보를 부탁한다”며 “공무원연금 개혁이 금년 말까지 마무리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에서도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공공기관 혁신과 관련해서는 지속 추진해 나가며 부채를 줄여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올 한해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고질적인 방만경영이 상당부분 바로 잡혔고 공기업 부채도 연말까지 33조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성과를 토대로 앞으로는 공공기관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소외된 이웃을 위한 사회안전망도 적극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도 복지예산은 사상 처음으로 정부예산의 30%를 넘는 115.5조원으로 금년대비 8.5%가 증가했다.
박 대통령은 “모든 국민들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올해 4대 중증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을 대폭 확대한 데 이어 내년에는 선택진료비·상급병실료·간병비 등 3대 비급여 제도를 개선해 의료비 부담을 대폭 낮춰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년에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빚을 내서 재정을 확대한 만큼 한 푼이라도 허비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면서 “복지예산 증액은 국민들의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고 노후복지와 생계가 어려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며 삶을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디 국회에서 국민들을 위한 예산 편성에 협조해 주셔서 어렵고 힘든 분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시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에서 새해 예산안 처리와 경제활성화를 위한 국회의 초당적 협조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이야말로 우리 경제가 도약하느냐, 정체하느냐의 갈림길에서 경제를 다시 세울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국회와 정부, 국민과 기업 등 우리 모두가 하나 돼 경제살리기에 총력을 다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두 해 연속 시정연설을 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는 “국민에 대한 예의이자 대통령이 국회를 존중하겠다는 뜻”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날 대통령 시정연설 도중 26번의 박수가 나왔으며, 일부 야당 의원들도 박수를 친 것으로 확인됐다. 박 대통령은 시정연설 이후 여야 지도부와 회동을 갖고 공무원연금 개혁안 등 국정 현안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