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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막 가는 생명보험사…이윤이 신뢰보다 더 큰 가치(?)

자살보험금미지급, 카드수납 중단은 신뢰 무시하는 자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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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신상호기자 |  2014.10.10 13:43:09

▲신상호 기자

(CNB=신상호 기자) 생명보험사들이 카드 수납을 받지 않았던 것은 지난 2010년부터였다. 당시 카드 수수료율을 낮춰달라며, 카드사들과 기싸움을 벌였지만 수수료율을 낮추지 못했다. 그러자 보험사별로 카드 수납 계약을 해지하기 시작했다. 

기존 카드 수납을 하던 고객들에게는 ‘카드사와 계약이 끝나 카드 수납이 안 된다’고 통지만 했다. 당연히 카드납을 하던 고객들은 반발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보험사들이 계약을 위반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4년 전 일이지만 고객들의 불만은 계속되고 있다. 생명보험의 특성상 장기 상품이 많은데, 2010년 이전에 계약을 맺은 사람들아 현재까지 보험료를 납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사람들은 돈이 궁할 때면 카드로라도 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한다. 분명히 계약할 당시에는 카드 납입이 가능하다는 친절한 상담을 받았는데 말이다. 그러니까 계속 말이 나온다. 

생명보험사들은 말한다. 수수료율이 높아서 계약 해지했다고. 원래 보험상품 원칙상 카드 수납이 안 되는 거라고. 

그들의 사정이다. 애초에 높은 수수료율에 계약을 한 것이 잘못이다. 카드 수납이 안되는 거라면 원래부터 안 받았어야 맞다. 그리고 지금도 중소형 생명보험사들이 카드 수납을 받고 있는 것을 보면, 원칙과 현실간 거리는 무척 멀어보인다. 

수수료율 부담이 높아지면 보험료 인상 요인이 된다는 말도 들었다. 카드 계약을 끊었으면, 보험사 부담이 낮아진 만큼 고객에게 돌려주는 게 맞다. 하지만 아직까지 카드 계약 해지 때문에 보험료를 낮췄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결국 카드 계약 끊고 자신들의 호주머니로 넣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한 마디 또 덧붙인다. 원래 카드 수납을 하던 고객은 1% 미만이라고 말이다. 1% 미만인 고객이니까 큰 반발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 것일까? 카드 수납을 하던 고객이 99%였다면 대응은 달라질 수 있었다는 말인가? 소수니까 그렇게 해도 될 거라는, 근저에 깔린 생각은 소름이 끼친다. 

자살보험금 미지급과 카드 수납 중단 사건의 성격은 같다. 계약할 때는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가 말을 바꾼 것. 생명보험사들이 이익을 챙기려는 것이다. 자본사회에서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것이 기업의 존재 가치다. 

하지만 자살보험금 미지급과 카드 수납 중단의 경우, 고객과의 ‘신뢰’를 저버렸다. 계약서에 명시된 조항을 ‘실수’라고 하고, 카드 수수료율 비싸니까 일방적으로 ‘카드 수납 중단’이라고 하는 행태는 어떤 누구라도 좋게 평가할 수 없다. 

보험사의 경영은 복잡하다. 상품 하나를 만들 때도 고차원의 방정식과 통계를 적용해서 상품을 내놓는다. 보험 관련 연구 보고서를 보면, 웬만한 전문가가 아니면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내용이 많다. 

생명보험사들이 고차원의 경영을 하다 보니 기본은 잊고 있는 것 같다. 경영학 개론서 하나만 읽어봐도 알 수 있는 이야기다. 

‘신뢰를 잃은 기업은 오래 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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