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항공과 제주항공이 인천-사이판 노선에서 경쟁을 펼치게 됐다.
저가항공사인 제주항공이 인천-사이판 노선을 신규 취항하면서, 기존 운항사인 아시아나 항공과 경쟁 구도를 펼치게 됐다. 제주항공은 가격 경쟁력 부분에서, 아시아나 항공은 특화된 서비스 부분에서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CNB=신상호 기자)
제주항공은 다음달 1일부터 인천-사이판 노선을 신규 취항한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보잉 737-800(좌석수 186~189석) 기종으로 매일 1차례씩 운항할 계획이다.
인천-사이판 노선은 기존 아시아나 항공이 단독으로 운항해 왔지만, 이번 제주항공의 취항으로 경쟁 체제로 바뀌게 됐다. 아시아나 항공은 인천-사이판 노선을 하루 2~3회 가량 운항해오고 있다.
제주항공이 아시아나 항공과의 경쟁에서 가장 부각시키는 요소는 가격 경쟁력이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10월 1일 인천에서 사이판으로 가는 항공편의 운항 가격은 20만3700원(이코노미)이다. 특판 가격이며, 일반 운임 가격은 15~35만원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 항공이 인천-사이판 편도 노선 운항료(30일 아시아나 항공 홈페이지 기준)를 43만~51만원을 받는 것과 비교하면 저렴하다. 제주항공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평균 탑승률 7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 항공에 비해 차별화할 수 있는 부분은 가격”이라며, “이번 사이판 노선에서 경쟁 체제가 구축되면서, 노선 운항료도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아시아나 항공은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여행객 수요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시아나 항공 관계자는 CNB와 통화에서 “대형 항공사가 제공하는 우월한 프리미엄 서비스 때문에 우리 항공사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런 고객의 수요에 맞춰서 기내 서비스를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구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 항공과 제주항공 양사는 이번 사이판 노선 경쟁 구도가 과도한 ‘출혈경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사이판 노선을 이용하는 여행객 수요가 증가하면서 양사의 실적이 동반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과 진에어 등의 경쟁 체제가 구축된 인천-괌 노선의 경우 신규 수요가 창출되면서 2012~2013년 관광객 수가 35% 가량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괌 노선 경쟁 체제가 도입된 이후 평균 운항료도 낮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기존 패키지 여행 위주였던 관광 패턴이 자유 여행 등 다양화되면서 각 항공사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아시아나 항공과 제주항공도 이 같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기존 독점 체제에서 경쟁 체제로 전환한 괌 노선의 경우, 가격 인하 효과도 있었다”며 “선의의 경쟁이 이뤄진다면 항공편 가격도 내려가면서 소비자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 항공 관계자는 “경쟁 체제로 전환한다고 해서 항공사들끼리 한정된 파이를 나눠먹는 경쟁을 하는 것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며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되겠지만 괌 노선의 수요가 증가한 것처럼 사이판 노선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항공 운항료는)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라서 지금 확답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CNB=신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