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티스트하우스를 찾는 많은 고객들이 "물품을 구입하면 기부가 되는가?"라고 묻는다. 직원들은 어떻게 기부가 되는지 세부적인 내용을 알려준다 (사진=신상호 기자)
지난 15일 정식으로 문을 연 제일모직의 하티스트하우스는 ‘기부’와 ‘친환경’이라는 가치를 동시에 실현시킨 새로운 사회 공헌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곳에서 물건을 사면 일부가 사회적 약자에게 기부된다. 이윤 추구가 지상과제인 기업에 이런 마케팅이 가능할까? CNB 취재진이 하티스트하우스를 방문했다. (CNB=신상호 기자)
친환경 제품 집중 배치, 지하엔 ‘기부 장터’
평일 400명·주말 1000명 이상 방문 ‘대박’
친환경·기부, 두 가지 가치 실현 ‘잔잔한 감동’
“물건을 사면 기부를 할 수 있는 건가요?”
17일 오후 하티스트 하우스의 계산대에서 물건을 사던 손님이 던진 질문에 직원은 “네, 계산 금액 중 일부는 사회에 기부됩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하티스트 하우스는 제일모직이 운영하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 플래그십스토어다. 보통 기업의 사회적 공헌 모델은 ‘기부’를 중심으로 이뤄져왔지만, 하티스트 하우스는 여기에 ‘친환경’을 보탰다.
실제로 전체 건물 5개 층 가운데 1,2층은 친환경 악세사리와 패션 제품, 머그컵 등 750개종의 제품들로 구성했다.
1층은 옥수수를 원료로 만든 머그컵, 쌀껍질과 대나무로 만든 그릇, 멸종위기의 동물을 캐릭터로 만든 휴대전화 케이스 등 친환경 원료와 환경 메시지를 전달하는 생활 제품이 진열됐다.
2층에는 가방이나 셔츠 등 업사이클링(버려지는 제품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디자인을 가미하는 등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 패션 아이템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하티스트 하우스에 진열된 친환경제품들 (사진=신상호 기자)
하티스트하우스 관계자는 “주로 여성과 외국인들이 친환경 제품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며 “제품 디자인도 아기자기하고, 친환경 제품이라는 점에서 사람들이 많은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3층과 4층에는 빈폴, 갤럭시, 로가디스, 구호, 르베이지 등 제일모직 제품들이 80~90%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대부분 과년도 재고 상품들로 남성용 셔츠는 2만원대 정도에 팔리고 있었다.
지하 1층은 기부 바자회 형식의 ‘BAG TO SHARE'가 마련돼 있다. 이 곳에서 사람들은 옷과 책, 가방 등 다양한 기부용품을 1000원 이상의 현금을 기부하는 조건으로 골라갈 수 있다. 자신이 쓰지 않던 물품을 가져와서 다른 물품과 교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티스트 하우스 관계자는 “처음에는 제일모직 직원들의 기부 용품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입소문을 타고 일반 고객들도 자신이 쓰던 물건을 기부하거나, 교환해가는 일이 많아졌다”고 했다.
▲하티스트하우스 지하 1층에 마련된 'BAG TO SHARE' 내부 전경 (사진=신상호 기자)
‘친환경’과 ‘기부’라는 두 개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하티스트 하우스의 ‘실험’은 현재로서는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하티스트하우스에 따르면 하루 평균 방문객이 평일에는 400~600명, 주말에는 평균 130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도 하루 평균 400만원으로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기부와 친환경이라는 가치 지향과 지리적 이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티스트하우스를 방문한 김모(32·여)씨는 “친환경 원료로 만들어진 제품이면서 디자인도 예쁜 것들이 많은 것 같다”며 “제품을 구매하면 기부도 할 수 있다고 하니 내심 뿌듯하다”고 말했다.
하티스트에서 나오는 수익은 주로 시각장애인 지원에 쓰인다. 시각장애인 수술비 지원, 각종 체험활동과 패션 관련 교육 활동에 하티스트 하우스의 수익금이 쓰이는 것이다.
하티스트하우스 관계자는 “시각장애인은 어떻게 보면 패션소외계층으로 볼 수 있다”며 “제일모직이 패션 업계이기 때문에, 그런 소외 계층을 위한 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하티스트하우스는 앞으로 시각장애인은 물론 다른 사회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지원 대상을 넓힐 계획이다.
(CNB=신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