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대형 원전 사고가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현에서 제조된 사케가 대량으로 국내 유통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이목희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원전 사고 이후 후쿠시마산 사케 수입량은 올해 7월까지 25톤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능 유출 사태가 일어난 후쿠시마에서 지난 2011년 1만4176㎏(57건), 2012년 6612㎏(49건), 2013년 4073㎏(27건), 올해 7월 기준으로 576㎏(3건)의 사케가 국내 수입된 것이다.
이는 시중에 많이 판매되는 270㎖짜리 3만4700여 병 규모다. 정부는 후쿠시마산 쌀의 경우 방사능 위험 때문에 수입을 전면 금지했지만, 사케는 쌀과 물이 주원료인데도 가공식품으로 분류해 수입을 허용했다.
이와 관련해 식약처 관계자는 “후쿠시마 인근 13개 현은 수출 시 방사능 검사증명서 및 생산지 증명서를 제출해야 하고, 이 제품들은 국내에 수입할 때마다 샘플을 뽑아 정밀검사를 한다”며 “후쿠시마 지역 가공식품을 수입해도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목희 의원은 “사케는 성분의 90% 이상이 물이기 때문에 미량의 세슘이라도 몸에 치명적인 해를 끼칠 수 있다”며 “일본에서 들어오는 사케 원재료에 대해서는 어느 정부부처에서도 관리하지 않고 있어 완전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방사능 정밀검사 시 제조일자 기준으로 1건의 표본검사만을 시행해 100% 안심할 수 없다”면서 “일본의 쌀과 지하수가 방사능에 오염돼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일본 사케의 원재료인 쌀과 지하수의 원산지를 알기는 더 어려워 후쿠시마 이외 지역의 사케도 안전하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사케 외에도 후쿠시마에서 생산된 수산물가공품, 양념젓갈, 조미건어포류, 캔디류, 합성착향료 등이 여전히 국내로 수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가중될 전망이다. (CNB=안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