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총동원해 현금확보 총력전
밀린 납품대금부터 갚아야 정상화 첫발
2만 임직원 머리 맞대고 위기돌파 결의
대주주 MBK도 사재출연 등 자구책 고심
[유통통]은 통통 튀는 유통업계 소식을 빠르고 간결하게 정리해서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놓치면 아쉬울 뉴스만을 모아 독자께 배달합니다. 이번 편은 위기 극복에 나선 홈플러스 이야기입니다. <편집자주>
지난달 4일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한 홈플러스가 위기 극복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우선 상거래채권 지급을 위한 현금 확보 목적으로 대규모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신용도가 급감한 홈플러스가 정상영업을 지속하려면 거래처(납품업체)에 신속한 상거래채권 지급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은 A3에서 A3-로 하락한 상태다.
홈플러스의 할인행사는 온·오프라인 동시에 2월 28일부터 오는 16일까지 진행된다. 업계에서는 매출 실적 여부에 따라 더 연장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월 28일~지난달 12일엔 ‘홈플런 이즈 백’을, 지난달 27일~지난 2일엔 ‘홈플런 성원 보답 고객 감사제’를 열었고, 오는 16일까지는 ‘홈플런 온라인 슈퍼세일’이 펼쳐진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CNB뉴스에 “홈플러스를 정상화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고객들이 정상적으로 매장을 방문해 쇼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홈플러스는 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채권(이하 ABSTB)을 일반회생채권이 아닌 정상 변제가 가능한 ‘상거래채권’으로 취급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유동화증권 발행규모는 약 4019억원이며 이 중 44%인 1777여 억을 개인투자자가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투자자들과 증권사들의 요구를 종합해 판단했다”며 “기업 회생 절차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노사관계 회복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최근 직고용 인력 2만여 명의 지난 2·3월 임금을 정상 지급했다. 지난달 25일엔 전국 각 사업장에서 선출된 근로자 위원들로 구성된 대의기구인 ‘한마음협의회’와 홈플러스 경영진이 한데 모여 전사협의회를 진행했다. 한마음협의회는 “앞으로 3개월이 회사의 회생과 신뢰 회복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고용 안정과 임금 지급 등 직원과의 약속 이행에 대한 지속 확인 ▲경영진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토대로 한 현장 의견 전달 등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이하 MBK)의 금융 지원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거듭 사재출연 등 사태 해결 의지를 보이고 있고, 정치권의 MBK에 대한 압박 수위도 높아지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 MBK가 사태 해결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김 회장은 지난달 최근 전 세계 LP(금융기관투자자)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을 통해 “홈플러스는 모든 이해관계자의 복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사재 출연 등 ‘사회적 책임(societal responsibility)’을 다하기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입장문을 내고 “홈플러스에 물품을 납입하는 소상공인들이 원활히 결제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사재를 출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 또한 지난달 18일 국회 정무위 현안질의에 출석해 김 회장의 사재 출연에 대해 “홈플러스와 규모 및 시기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소상공인에 대한 대금 지급을 앞당기고 회생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정치권도 MBK 측의 책임있는 행동을 거듭 요구하고 있다. 지난 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사회민주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오는 10일까지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 계획을 포함한 구체적 변제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함용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회계 담당 부원장은 “MBK가 ABSTB의 변제 규모 및 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이해관계자와 시장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 사재 출연 규모와 시기, 지원 방안 등 구체적인 안은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MBK 측의 거듭된 사태 해결 의지 표명과 정치권의 압박이 맞물리면서 홈플러스 구성원들은 ‘기사회생(起死回生)’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CNB뉴스에 “사상 초유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 구성원이 있는 힘을 끌어 모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상거래채권의 변제 시기와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해선 오는 6월 12일까지 법원에 제출하는 회생계획안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CNB뉴스=홍지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