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 3년 만에 역사 속으로
허민 구단주 사비 30억으로 운영, 김성근 감독 잔류 의사 밝혔지만…결국 해체 수순
안창현기자 |
2014.09.11 16:19:54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이 11일 경기도 고양시 국가대표 야구훈련장에서 열린 선수단 미팅에서 팀 해체 결정을 선수들에게 알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최초 독립야구단으로 화제를 모았던 고양 원더스는 지난 2011년 9월 1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제안으로 고양시와 함께 야구회관에서 창단을 선언하고 같은 해 12월 12일 야구단을 본격 출범시켰다.
고양 원더스는 ‘야신’으로 불리는 김성근 감독과 ‘괴짜 구단주’ 허민의 만남으로 창단 초기부터 다양한 화제를 낳았다. 특히 허민 구단주는 야구단 운영에 매년 사비 30억 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립야구단으로서 고양 원더스는 ‘열정에게 기회를’이라는 슬로건 아래 인프라가 부족해 꿈을 포기해야 했던 선수들에게 재기의 통로의 역할을 수행했다. 실제로 지난 3년 동안 고양 원더스는 KBO 퓨처스 팀과 교류 경기를 가지며 짧은 시간 작지 않은 족적을 남겼다.
2012년 20승 7무 21패(0.488), 2013년 27승 6무 15패(0.643), 2014년 43승 12무 25패(0.632)로 매년 향상된 성적을 보인 것이다.
또한 첫 시즌이었던 2012년 5명, 2013년 12명, 2014년 5명 등 총 22명의 선수들이 KBO 소속 프로구단으로 이적하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이들 중 실제 프로 1군 무대에 데뷔해 꿈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
이번 야구단 해체는 KBO와의 마찰이 주요한 원인으로 알려졌다.
고양 원더스 구단과 김 감독은 퓨처스리그 정규 편성을 통해 팀의 안정적인 경기 수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구단이 조금씩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랐지만, KBO 측의 거부 의사로 구단 운영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양 원더스 측은 “구단을 3년간 운영하면서 창단을 제의했던 KBO와 구단 운영에 대한 방향이 다르다는 것을 반복해서 확인했다”며 “아쉽지만 한국 최초의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는 2014년 시즌을 끝으로 여기서 도전을 멈추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은 마지막까지 잔류 의지를 밝히는 등 야구단 해체를 막기 위해 노력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구단 측이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구단을 계속 운영하기는 힘들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고양 원더스 측은 구단 해체 이후 “당분간 훈련 여건을 최대한 제공하면서 선수 및 코칭 스태프들이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도록 구단에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CNB=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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