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장(A Cabinet of Chinese Scholar's Stones)’, 선반에 혼합재료, 가변설치, 2014. (제공=인사미술공간)
이미래 작가는 종이, 스티로폼, 나무, 찰흙, 거울, 철물 등 여러 가지 재료를 교차시면서 자신만의 미적 언어를 구축해왔다. 거대한 내러티브에 집중하기보다 자신의 주변에서 작은 이야기들을 발견하고 탐색한다.
서울시 종로구 원서동의 인사미술공간에서 9월 14일까지 열리는 이미래 개인전 ‘낭만쟁취’는 ‘낭만’이라는 궁극의 대상을 대하는 작가의 태도를 보여준다. 특히 이번 전시는 작업을 한다는 것에 대한 젊은 작가의 자기 고백과도 같은 성격을 지녀 흥미롭다.
작가는 파편 같은 조각 재료와 느슨한 연결 장치를 동원해 비논리적인 작업의 신체를 고안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비논리적인 신체들은 낭만을 수동적으로 느끼는 대신 이를 쟁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작가는 낭만이라는 심상과 향수가 주는 행복감에 대해 동경하면서도 동시에 이런 낭만을 쫓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세계의 다양한 간섭을 관찰하고 질문한다.
작가는 “나는 도취될 수 있는 구심점을 잃어버렸거나 애초에 가진 적이 없었고, 그래서 모든 감상과 나아가 작업 자체는 나에게 있어 신체 내 미지의 기관으로부터 샘솟는 것이 아니라 달려가 거머쥐어야 하는 무엇이 된다”고 말했다.
젊은 작가에게는 ‘낭만’이 단순히 줄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닌, 세상의 다양한 방해와 간섭으로 쟁취해야 할 어떤 것이다.
이번 전시는 궁극의 어떤 대상을 갈망하는 태도와 상태에 대한 이야기이고, 작업을 한다는 일에 대한 순수한 동경과 실패에 대한 작가의 고백에 가깝다.
한편, 이번 ‘낭만쟁취’ 전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권영빈) 인사미술공간이 35세 이하 시각예술가들에게 창작발표의 기회를 제공하는 ‘아르코 영 아트 프론티어(AYAF)’ 지원으로 개최됐다.
▲‘청개구리 엄마무덤(Mother Frog's Tomb)’, 워터펌프, AC모터, H빔, 합판 외, 가변설치, 2014. (제공=인사미술공간)
(CNB=안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