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융합 기술, 첨단 소재 기술 등 자동차에 접목되는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자동차에 적용되는 기술이 다양해지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자동차 시장의 미래 핵심 기술을 통해 차세대 자동차 시장의 모습을 그려봤다. (CNB=신상호 기자)
미래자동차 키워드는 ‘IT·2차전지·경량화’
전기차, 가격과 충전 인프라가 성패 관건
구글·애플, 차량용 소프트웨어 개발 박차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자동차산업 핵심경쟁력의 중심이동’ 보고서에 따르면 ▲IT융합기술 ▲2차 전지 기술▲차체 경량화 기술이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 경쟁 기술로 꼽혔다. IT는 운전자 편의, 2차전지와 차체 경량화는 친환경성과 연결지어 생각해볼 수 있다.
우선 IT 융합 기술 분야에서는 구글과 애플 등 유명 IT 기업들이 차량용 소프트웨어를 속속 내놓고 있다. 차량을 운행할 때, 각종 정보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아이폰으로 유명한 애플은 지난 3월 자동차 전용 운영체제인 ‘카플레이(Car Play)'를 출시했다. 카플레이는 아이폰을 차량에 연결해, 아이폰앱을 실행할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내비게이션과 멀티미디어 등 다양한 스마트폰앱을 차량 내에서 즐길 수 있다. 라디오를 듣거나 음성비서 기능인 시리를 이용해 음성 명령을 실행할 수도 있다.
구글의 GPM도 카플레이와 비슷하다. GPM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기능을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올해 초 구글 GPM과 연계하기 위해 결성된 ‘OAA(Open Automotive Alliance)’에는 현대·기아차도 참여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2015년형 쏘나타 모델에 애플 카플레이를 적용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국내 생산 차량에도 카플레이 등 차량용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적용하는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르노 삼성 자동차의 경우 카플레이나 GPM 도입 계획은 없지만 SK 티맵과 멜론 서비스를 연동하는 차량 옵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한국GM도 음악과 영상 감상 등의 멀티미디어 기능을 지원하는 마이링크를 내놓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구글 등이 제공하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는 콘텐츠가 강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회사 자체적으로도 차량에 적용될 수 있는 콘텐츠를 추가 개발해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비싼 전기차, 가격 내려갈까?
2차 전지 기술과 관련된 것은 ‘전기차’로 요약할 수 있다. 전기차가 ‘대세’가 될 날은 멀지 않아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30년 전기차 판매대수가 기존 내연기관 엔진 차의 판매대수를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내연기관 승용차 판매량은 2020년을 기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2050년 시장점유율은 14%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판도 변화에 따라 국내 자동차업계도 전기차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3월 순수 전기차 쏘울 EV를 선보였고, 르노삼성 자동차는 지난해부터 국내 유일의 준중형급 전기자동차 SM3 Z.E.를 판매하고 있다. 또 한국 GM은 쉐보레 스파크 EV를 출시했다.
전기차 보급의 걸림돌은 가격과 충전시설이다. 차종별 가격을 보면 쏘울 전기차 4250만원, SM3 ze는 4200~4300만원, 스파크 EV는 3990만원이다.
정부 보조금을 감안하더라도 구매자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2500~3000만원대다. 일반 준중형이나 소형 차량보다는 비싼 가격이다. 전기차 구입 시 지급되던 보조금도 올해로 끝날 계획이어서, 전기차 판매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 확보라는 짐을 안고 있다.
국내 전기차 충전 시설도 부족한 상황이다.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충전인프라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국내 전기차 충전소는 모두 175개에 불과하다.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낮은 편이어서, 선뜻 충전소 사업에 나서겠다는 사람도 많지 않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CNB와 통화에서 “전기차 인프라가 갖춰진 제주, 창원 등지에서는 판매 수요가 있다”며 “정부나 지자체에서 전기차 인프라가 확충되면 향후 전기차 판매량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벼운 차량을 만들기 위한 기술 개발도 활발하다. 철 대신 비(非)철 금속을 사용해 차체의 무게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미국 등 주요국 정부들이 차량 연비 규제를 강화하면서, 차체 경량화는 자동차회사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철강재 대신 알루미늄합금, 마그네슘 합금 등 비철금속, 합성수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탄소 섬유 강화 플라스틱 계열의 소재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자동차 업계도 탄소강화섬유, 마그네슘 합금 등 비철 금속을 활용한 경량화 모델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상용화 단계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차량경량화 자체는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탄소강화섬유 등 비철 금속을 활용한 경량화 모델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상용화를 하기는 다소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CNB=신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