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 40분쯤 함께 카페를 나온 두 후보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아끼며 “얘기 많이 나눴고, 계속 얘기 나누기로 했다”라고 말했으며, 두 후보의 논의가 어디까지 진전됐는지, 합의사항이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는 전혀 답하지 않았다.
다만 노 후보는 회동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단일화) 방식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얘기를 더 같이 하기로 했다”고 말했으며, 기 후보는 “서로가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눴고 이후 과정에서도 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기 후보는 “서로 진솔하게 얘기 나눴고 이후 과정 속에서도 서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만 말한 뒤 일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현장을 떠났다.
이날 회동에서 기 후보는 후보간 담판을 통한 후보 단일화를, 노 후보는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단일화를 각각 주장하며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등 난항을 겪었다.
노 후보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방식을 통해서 (단일 후보를) 정하는 게 가장 합리적이지 않나. 그게 일반적으로 여론조사니까 제안을 했다”며 “그런데 그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다른 방식을 제안해달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후보는 “담판은 어느 한 사람에게 양보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라 객관적이고 공정하지 못하다”며 “갑작스러운 여론조사가 문제라면 이미 했던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얘기해보고 당의 지침도 빨리 받아달라고 요청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기 후보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는 시간상 가능하지 않다”면서 “결국 둘의 결단과 선택만 남은 것”이라고 말해 담판을 통한 단일화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나 두 후보는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서는 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뤄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하고 양측이 수용할 수 있는 단일화 방안에 대해 계속 협의하기로 했으나 다음 회동의 시기를 정하지는 못한 채 헤어졌다.
따라서 두 후보간 협상은 단일화 방식을 둘러싼 신경전만 벌이다가 노 후보가 마지노선으로 정한 24일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야권 후보는 새정치연합 기동민 후보로 사실상 결론나게 된다.
그 이유는 노 후보가 전날 단일화 협상을 제안하면서 “24일까지 단일화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후보직을 사퇴하고 기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지만 그렇게 될 경우 양측은 ‘아름다운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한 채 책임 문제가 부상할 것으로 보여 후보 단일화의 효과가 반감되고 새누리당 지지층만 결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노 후보는 이날 동작을 후보자 TV토론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담판이라는 이름 하에 24일까지 버티기만 하면 (내가) 사퇴하니까 그것을 기다리겠다는 것 같은데 책임 있는 정당 후보의 생각이 아니다”라고 기 후보측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