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5.07.21 11:19:42
이재명 정부의 첫 집권 여당 대표를 선출하는 더불어민주당 전국 순회 경선의 첫 경선 지역인 충청권과 영남권에서 정청래 후보가 박찬대 후보에 승리해 초반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민주당이 수해복구에 당력을 모으기 위해 전당대회 일정을 늦추면서 후보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20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당 대표 선출을 위한 호남권(광주·전남·전북)과 수도권(경기·인천) 권리당원 투표를 당 대표가 결정되는 다음달 2일 통합해 치르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26일과 27일 각각 예정된 호남권과 경기·인천권 현장 투표는 기존 일정이 일주일가량 연기됐다.
민주당 박상혁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내일(21일)부터 수해복구에 온 당력을 모으고 최선을 다하고자 일정을 변경했다"며 "김병기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정청래·박찬대 후보와 협의했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20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전국 경선 두 번째 지역인 영남권(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 합동연설회를 가진 뒤 발표한 권리당원 투표 결과에 따르면 정 후보가 62.55% 득표율로 박 후보 37.45%에 약 25.1%p 앞섰으며, 전날 발표한 충청권(대전·세종·충남·충북)을 포함한 두 지역 합산 62.65%를 득표해 37.35%를 기록한 박 후보를 25.3%p 차로 따돌리며 당권 레이스 초반의 확실한 당심(黨心) 우위를 확인했다.
물론, 정 후보가 서울을 비롯, 수도권(경기·인천)과 호남권(광주·전남·전북) 등 여타지역 경선과 대의원(15%) 및 일반 국민(30%) 투표가 남아있으나 일단 가장 비중이 큰 권리당원(55%) 투표에서 민심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중원 지역에 이어 ‘험지’인 영남에서 우세를 확인해 당 안팎에서는 강력하고 신속한 개혁을 내세운 개혁 리더십 전략이 유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야당 시절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대여 투쟁의 선봉에 섰던 정 후보의 개혁 메시지가 새 정부 출범 이후 ‘내란 종식’ 원하는 강성 당원들의 지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며 실제로 이날 정견 발표에서도 “개혁의 아이콘”을 자처하며 “검찰·언론·사법개혁을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정 후보는 투표 결과 발표 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영남권 투표에서 65%라는 역대급 투표율이 나와 깜짝 놀랐다. 이는 당원들께서 대선 이후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내란과의 전쟁’을 잘 수행하라는 명령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내란 세력 척결에 변함 없이 약속드린 대로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이날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도 제1야당 국민의힘을 겨냥해 국회 의결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위헌 정당 해산 심판 청구가 가능하게 한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하면서 “3년 전 대선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의 허위 사실 공표와 선거법 위반 혐의가 100만원 이상으로 (형이) 확정되면, 선거 보전 비용 약 400억원을 토해내게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당·정·대 원팀’을 강점으로 내세운 박찬대 후보 역시 강력한 개혁 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동시에 안정적인 국정 리더십을 강조했으나 상대적으로 강력한 개혁 메시지가 부각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초반 경선 권리당원 표심에서 뒤지면서 역전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
정 후보에 당심 투표에서 이틀 연속 뒤진 박 후보는 이날 투표 결과 발표 후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폭우 피해 상황에도 민주당을 응원해준 충청·영남 당원 동지 여러분 고맙다. 박찬대, 정청래, 황명선을 응원해준 12만1천320표를 잊지 않겠다”면서 “이제 모든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국민 곁으로 간다. 함께 더 크게 이 위기를 극복하자”고 적은 뒤 곧바로 수해 현장으로 이동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