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 하남동주민센터(동장 노창화)가 층간소음 중재자로 나섰다. 아파트 위층에 사는 초등학생들의 감사와 송구한 마음이 담긴 편지를 아래층 집에 전해준 것이다.
학생들의 편지쓰기 행사는 층간소음 갈등의 상당수가 아이들의 움직임에서 비롯된다는 것에 착안했다. 이달 초 열린 하남동 학생사랑지역협의회에서 동주민센터가 제안한 것. 하남동에 있는 두 개 초등학교(하남·산정초) 교장선생님들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손 편지 고백’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손 편지 작성은 하남·산정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3~4학년 400여 명이 참여했다. 아파트에 살고 있는 학생 대다수가 참여한 것이다.
한 초등학생은 “오늘 수업에서 층간소음에 대해 공부한 후 편지를 쓰게 됐다”며 “많이 뛰고 시끄럽게 해 정말 죄송하고 그동안 참아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정성스러운 손 글씨로 적었다. 이 학생은 이어 “바로 고칠 수는 없겠지만 (되도록) 안 뛰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초등학생들은 봉투 수신인에 ‘아래층 고마우신 분’으로 적었다. 하남동주민센터는 지난 22일 초등학생들의 편지를 우편 발송했다.
문미원(56·여) 씨는 “자식이 있는 부모로서 이해는 하지만 위층 소음에 민감할 때가 가끔 있다”며 “아이들이 편지를 썼다는 소식에 기분이 흐뭇하다. 빨리 받아보고 싶다”고 기대했다.
노창화 하남동장은 “아이들이 아파트를 이웃과 더불어 사는 공동체 공간으로 인식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어른들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아이를 대하고, 이웃과 사이좋게 지내며 층간소음 문제를 자율적으로 조정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