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후보자는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 집무실에서 퇴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후 임명동의안 재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밝히면서 “아마 주말까지 저도 충분히, 열심히 제 일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자의 이 같은 발언은 박 대통령이 귀국하는 21일까지는 자진사퇴할 뜻이 없으며 청문회 준비에 주력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할 것임을 천명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면서 문 후보자는 “박 대통령이 중앙아시아에서 지금 외교, 경제, 자원 이런 분야에서 성과가 굉장히 많으신 것 같다”며 “여러분도 그러니까 이제 저에 대한 관심 보다는 박 대통령이 해외에서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데, 그리고 이렇게 성과가 많은데 그것을 좀 많이 보도를 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날 실시된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새누리당 의원들로부터 야당 못지않은 문 후보자에 대한 ‘비토 발언’이 줄줄이 등장했다.
이재오 의원은 문 후보자를 겨냥해 “6·25전쟁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나라를 지키려다 전쟁에서 사망한 사람은 뭐냐”며 “그러니 국민들이 분노하지 않느냐. 언론인이나 종교인은 모르지만 총리감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도읍 의원도 “문 후보자는 총리가 되더라도 국민대통합을 전제로 한 국가개조를 제대로 추진하기 어렵다”며 “본인이 과연 대한민국 개조를 제대로 추진할 수 있을지 판단하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도 당초의 ‘문창극 옹호’ 기조에서 이탈해 ‘문창극 버리기’ 분위기가 역력했다. ‘일부 발언이 아니라 전체 맥락을 봐야 한다’며 문창극 발언 동영상의 '단체 시청 행사'까지 벌였던 지도부는 더 이상의 방어망을 치지 않고 있다.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은 동영상 시청행사가 있던 지난주 금요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본인의 소명의 말씀을 신중하게 듣고 판단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며 문 후보자를 거들었으나 최근에는 “나는 원내대표지만 여러분에게 당의 입장을 강요하지 않는다. 여러분은 헌법기관이다”(17일 초선의원 모임)라거나 “의원님 한분 한분의 의견을 수렴하는 동시에 국민 여론도 경청하면서 당의 입장을 정해나가겠다”(18일 의원총회)고 신중론을 펴기도 했다.
그리고 윤상현 사무총장은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본회의에서 인준안 표결이 이뤄지는 게 바로 의회민주주의”라며 ‘문창극 지킴이’를 자처한 바 있으나 이날 CBS의 취재에 “(인사청문회 문제는) 원내 지도부에 물으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