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는 이번 파문이 장기화되는데 따른 책임감과 부담감 때문인 듯 “죄인된 느낌”, “우리 모두가 죄인”이라며 고개를 숙이면서 안전행정위원회 등 세월호와 직접 관련 있는 상임위는 해당 부처 장관 참석이 어렵다는 점에서 연기됐지만 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법제사법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정무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등은 22일부터 정상 가동됐다.
이어 국회는 23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와 기획재정위, 환경노동위, 국토교통위, 보건복지위, 산업통상위 등은 이날 일제히 소위 또는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기재위는 이날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어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한 예산지원 대책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현 부총리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경기도 안산시와 전남 진도군에 대한 재정지원 방안을 보고했다.
그리고 교문위는 법안소위를 열어 학생이 참여하는 단체 활동에 앞서 안전대책 마련을 의무화하는 ‘학교 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개정안은 수학여행, 수련활동과 같은 체험 위주의 교육을 할 경우 학교장이 안전대책을 마련토록 하고, 위탁기관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배상책임보험 가입 여부를 포함한 관리실태를 확인토록 했다.
여야는 이날을 기점으로 대형 안전사고 재발방지책은 물론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활동 폭을 넓혀갈 것으로 관측되지만 선거활동 중단 속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활동을 비롯한 골프, 술자리 자제령을 내리는 등 최대한 자숙모드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물론 야당에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 서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일 태세다.
새누리당은 전날 원내대책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한 데 이어 이날은 최고중진연석회의를 취소하는 등 최대한 ‘몸 낮추기’를 계속하고 있다.
이에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일부 기자들과 통화에서 “불행한 참사가 나서 여권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죄송하고 죄인이 된 느낌으로 숙연하게 지내고 있다”면서 “최대한 빨리 구조를 위한 수색작업을 진행해서 실종자의 생사를 확인하는 데 모두가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 원내대표는 “온 국민과 유가족들이 슬픔에 잠겨 있는데 정치인들이 불필요한 언행을 하는 것은 정말 조심해야 한다. 당으로서도 그런 사람에 대해 엄하게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면서 신중한 처신을 거듭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공동대표는 이날 '최고위원 및 여객선 침몰사고 대책위원장단 연석회의'에서 “저를 포함한 국정에 책임 있는 사람 모두 죄인”이라면서 “꽃다운 아이들을 속절없이 보내며 어른으로서, 정치인 한 사람으로서 오늘도 비통한 심정으로 자책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병헌 원내대표는 “지금은 책임을 물을 때가 아니라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챙겨야 할 때”라면서도 “정부와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 사과와 시스템은 없고 질타와 혼선만 난무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미흡한 사고수습 상황을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