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호기자 |
2026.02.06 14:01:07
정부가 고양 덕은동 국방대학교 종전부동산 개발을 ‘주택용지 우선 조성·공급’으로 밀어붙이자, 고양시가 “집부터 짓고 길·학교는 나중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공급 속도’와 ‘도시 완성도’의 가치판단이 배치되는 모양새다.
고양시는 정부가 ‘1·29 부동산 공급대책’에 국방대학교 종전부동산 도시개발사업을 포함하고, 약 2,570호 규모의 주택용지를 우선 조성해 공급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국방대 종전부동산 개발은 지난 2017년 충남 논산으로 이전한 국방대 유휴부지를 활용해 상암 DMC와 덕은지구를 잇는 미디어밸리 조성을 목표로 추진돼왔다. 고양시는 그동안 토지 조성과 교통·교육·생활 인프라를 먼저 갖춘 뒤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 도시 기능을 완성하는 길이라고 봤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기존의 ‘전체 토지 조성 후 공급’에서 벗어나, 주택용지를 먼저 만들어 공급해 사업 기간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정부가 도심 유휴부지 등을 활용해 6만호를 신속 공급하겠다고 밝힌 기조 속에서, 고양의 국방대 부지도 ‘속도전’ 대상으로 들어간 셈이다.
고양시가 문제 삼는 지점은 “속도만 앞세우면 생활 불편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시는 장항 공공주택지구를 사례로 들며, 지난 2024년 약 2,325세대 입주 당시 초등학교·유치원 등 교육시설과 보도 정비 같은 필수 기반시설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아 주민 불편이 컸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는 국방대 부지가 덕은지구와 상암지구 사이에 놓인 ‘연결부’라 교통 수요가 한 번에 몰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시는 “교통·교육·생활 인프라를 철저히 검토해 기반시설이 먼저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1·29 방안 후속조치로 ‘주택 신속 공급을 위한 선제적 교통개선대책’을 내세운 만큼, 공급 방식 변경이 지역 여건과 함께 설계돼야 한다는 논리다.
고양시는 지자체와의 협의가 부족했다는 점도 짚었다.
시 관계자는 “지역 여건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함께 우리 시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국방대 종전부동산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양시는 향후, 기반시설 선반영 원칙과 협의체 가동 등을 요구하며, 개발 속도와 생활권 품질을 동시에 담보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