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원하기
  •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 오탈자제보

[잇(IT)야기] 9월의 테크 열전…삼성·LG전자·삼성D가 독일서 선보인 청사진

  •  

cnbnews 선명규기자 |  2025.09.17 09:48:30

9월 ‘테크’ 경쟁의 장
국제 가전박람회 IFA
모빌리티 전시회 IAA
獨 베를린·뮌헨서 열려
올해 나온 새 기술은?

 

IFA 2025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AI 홈 리빙' 존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대한민국은 IT강국”이란 말은 이제 잘 쓰지 않습니다. 당연하게 여기는 이유가 가장 클 텐데요. 그만큼 국내 정보통신산업은 급속도로 성장하며 세계에 이름을 날려 왔습니다. 날로 고도화되는 기술, 이를 바탕으로 탄생한 혁신적인 제품들이 증거입니다. 그리고 그 수많은 결과물에는 반드시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IT 이야기’, 줄여서 [잇(IT)야기]에서 그 설을 풀어봅니다. <편집자주>



전자업계의 9월이 뜨겁습니다. 날씨 때문만은 아닌데요. 후끈한 곳이 어디냐면, 늦더위가 심술을 부리는 한국이 아닙니다. 이달 들어 국제 가전박람회 ‘IFA 2025’와 국제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5’가 연이어 열린 독일입니다. 두 행사는 각각 세계 최고(最古), 세계 최대란 수식어를 단만큼 관심도가 높습니다. 가전과 모빌리티 영역의 미래 기술을 한 자리서 볼 수 있는 기회니까요. 올해도 역시 세계적 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참가했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고요. 여러 관련기업들이 현지를 찾아 새로운 비전을 선보였습니다. 청사진이 무엇이었는지, 먼저 ‘IFA 2025’(5일~9일)가 열린 베를린으로 가보실까요?

 

IFA 2025에서  ‘LG AI홈’ 경험을 선보인 LG전자 전시관에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LG전자)

 


나를 아는 나만의 집 ‘AI 홈’



올해 IFA를 단 하나의 열쇳말로 꼽으라면 ‘AI 홈’일 겁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대표주자인데요. 양사는 인공지능으로 끈끈하게 연결되는 집을 소개했습니다. 전시장 곳곳에 ‘AI HOME’이란 문구를 내걸고 적극적으로 알린 건데요. 요약하면 구성원을 이해하는 똘똘한 집과 영리한 세간살이입니다.

삼성전자는 이 ‘AI 홈’에서 누릴 수 있는 경험을 네 가지로 축약했습니다. 쉽고 편리함(Ease), 나와 가족의 건강과 안전(Care), 시간과 에너지 효율(Save), 강력한 보안(Secure). 이런 시나리오가 가능합니다. 아침이면 사용자 습관에 맞춰 에어컨과 조명이 작동하고 사용자가 외출하면 집안의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보안 모드가 활성화 되는 거죠.

아차, 소중한 가족을 빼놓을 수 없겠군요. 멀리 떨어져 사는 부모님도 챙길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사용하는 가전, 스마트폰 등의 사용 패턴이 이전과 뭔가 다르다? 그런 이상 징후가 감지되거나 한동안 동작이 없으면 안부를 확인하라고 알려줍니다. 또 다른 소중한 가족인 반려 동물도 집이 챙겨줄 수 있습니다. 사람이 집을 비우더라도요. 로봇청소기를 통해 모니터링하고, 짖음을 감지하면 진정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재생하는 식입니다.

백문이 불여일행(行)일 겁니다. 일상에 얼마나 이로울지는 해봐야 아니까요. 그래서 LG전자는 경험에 초점 맞췄습니다. ‘LG AI홈’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AI홈 솔루션 존’을 만들고 관람객이 생활에서 누릴 만한 요소를 시연했습니다. 먼저 요리, 휴식, 캠핑 등 같은 특정 상황을 부여합니다. 그리고 ‘LG 씽큐 온’이 집안 가전과 IoT 기기를 제어하는 것을 비롯해 AI홈 플랫폼 ‘LG 씽큐 AI’로 기존 가전에 새로운 AI 기능을 지속 업그레이드하는 ‘씽큐 업’, 고장·이상 징후 등 제품 상태를 손쉽게 관리하는 ‘씽큐 케어’ 등을 소개한 거죠.

사례를 하나 볼까요? 사용자가 주방에 들어서며 “영양 균형이 좋은 메뉴를 추천해줘”라고 말하면 ‘LG 씽큐 온’이 레시피를 검색해 추천합니다. 이어 오븐 예열 등 필요한 기기를 자동으로 준비하죠. 휴식 공간에서 “요리가 되는 동안 잠깐 숨 좀 돌릴까?”라고 말하면 ‘LG 씽큐 온’의 화자 인식 기능으로 사용자를 인식하고 집안 조명과 온도, 음악을 맞춤형으로 조절합니다. 종합하면 ‘AI 홈’은 사용자의 개입이 적은 공간이 되겠네요. 여러 동작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이니까요.

 

LG전자가 IFA 2025에서 선보인 빌트인형 '히든 스테이션' (사진=LG전자)

 


중국이 선점한 로봇청소기 시장 격화 조짐



이번 IFA에서 주목할 게 또 있습니다. 로봇청소기입니다. 전시장에 나온 여러 제품 중 하나인데 왜 주시해야 하냐면, 이유가 있습니다. 최근 로봇청소기 시장은 중국 제조사들이 선점한 것은 물론, 이끌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후발주자인 셈인데 이번에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공개했거든요.

절치부심한 듯 보입니다. 먼저 삼성전자가 공개한 로봇청소기는 눈이 밝습니다. 설명을 보면 ‘RGB 카메라’와 ‘IR LED 센서’를 탑재해 무색의 투명한 액체까지 인식할 수 있고, 사용자 설정에 따라 액체가 있는 구역을 물걸레로 청소하거나 회피할 수도 있습니다. 꼼꼼하기도 합니다. 구석이나 벽면을 감지하면 브러시와 물걸레를 뻗어 닦아내는 ‘팝 아웃 콤보’ 기능으로 사각지대 없이 깔끔하게 청소할 수 있습니다. 청결과 위생에도 신경 썼습니다. 100도로 끓인 물로 만든 고온 스팀이 물걸레 표면 세균을 99.999% 살균하는 ‘스팀 청정스테이션’이 적용됐습니다. 상상만 해도 꿉꿉한 물걸레 냄새를 줄일 수 있죠.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올해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LG전자는 2종을 선보였습니다. 빌트인형 ‘히든 스테이션’과 프리스탠딩형 ‘오브제 스테이션’인데요.

히든 스테이션은 은폐 엄폐가 강점입니다. 잘 숨습니다. 주방의 문 뒤나 구석, 조금 비약하면 ‘틈’에도 설치가 가능합니다. 몸집을 작게 만든 덕분인데요. LG전자는 날개를 회전시켜 오수를 빼내는 방식 대신 공기압으로 배출시키는 에어펌프를 적용해 스테이션 내 부품의 부피를 줄였습니다. 부품의 집적도를 높이도록 새로 설계해 스테이션의 높이를 기존 약 50cm에서 약 15cm로 낮췄고요. 그래서 사용하지 않을 때는 로봇 청소기가 스테이션으로 쏙 들어가 보이지 않습니다.

2종 모두 기술적으로도 진화했습니다. 주행 기술에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AI 사물인식 기술이 적용됐습니다. AI칩과 라이다·3D 카메라·초음파·범퍼 등 각종 센서로 주변 환경과 장애물을 더욱 정밀하게 인식하며 주행하고 청소합니다. 예컨대 음식 부스러기가 떨어지기 쉬운 주방에서는 더 촘촘하게 주행하고 흡입력을 강하게 끌어올리는 식이죠. 측면에는 라인레이저 센서가 추가돼 전선과 같이 바닥에 위치한 장애물도 인식할 수 있습니다.

일거에 쏟아져 나온 가전기기 중에서 로봇청소기에 주목해야 할 이유입니다. 양사가 보다 진일보한 로봇청소기를 앞세워 해당 시장 주도권 싸움에 군불을 지필지 주목이 되거든요.

 

삼성디스플레이가 'IAA 모빌리티 2025'에서 미래 자율주행차 콘셉트의 '디지털 콕핏'을 공개했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이동 수단을 생활 공간으로



장소를 바꿔보겠습니다. ‘IAA 모빌리티 2025’(9일~14일)가 열린 뮌헨으로 이동하겠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이 행사는 국제 모터쇼입니다. 따라서 완성차들이 먼저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는 성격인데요. 그런데 요즘은 다릅니다. 자동차가 이동수단 이상의 바퀴 달린 생활공간으로 진화하고 있기에 많은 전자 기업들이 속속 이 쇼를 찾고 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 먼저 보시겠습니다. 이 회사는 이번 ‘IAA’에서 탑승자의 시선과 손길이 닿는 곳마다 다양한 형태의 OLED 디스플레이가 있는 ‘디지털콕핏’(Digital Cockpit) 데모(Demo)를 선보였는데요. 압권은 운전석 앞에 설치된 10.25형 무빙 클러스터(Moving Cluster) 디스플레이입니다. 일종의 가변형인데요. 정차 시에 대시보드 아래로 숨길 수 있습니다. 주행 중에는 정보 제공 장치, 멈추면 사라지면서 실내와 시야가 탁 트이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동승자는 즐길 요소가 많습니다. 조수석 전면에는 14.5형과 13.8형 두 제품을 멀티 라미네이션 기술로 일체화한 34형 대화면 ‘CID(Center Information Display) to PID(Passenger Information Display)’ 디스플레이가 자리합니다. 한 개의 대화면으로 통합 영상을 제공할 수도 있고, CID와 PID로 분리해 각각 다른 콘텐츠를 표출할 수도 있는 솔루션입니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센터페시아에는 14.4형 ‘플렉시블L’ 디스플레이가 있습니다. ‘니은(L)’자 형태의 구부러진 디스플레이는 공조 시스템, 차량 상태 정보, 차량 설정 등 운전자와 동승자가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안전이 숨어있습니다. 디지털콕핏 PID에 탑재된 OLED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특허 출원한 플렉스 매직 픽셀(FMP, Flex Magic PixelTM)이 적용됐는데요. FMP는 픽셀을 조정해 옆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조수석에서 영상을 시청해도 운전석에서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시야가 방해되지 않습니다.

베를린에서 발걸음을 옮긴 LG전자도 이곳에 닻을 내렸습니다. 이 자리서 LG전자는 ‘차량 내 경험의 재정의: 왜 콘텐츠 생태계가 중요한가’를 주제로 컨퍼런스를 열고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시대의 비전을 밝혔습니다.

9일 연사로 나선 은석현 VS사업본부장은 “LG전자는 헤드유닛, 디스플레이, 커넥티비티 등을 아우르는 전장 부품 포트폴리오와 약 70년 동안 가전 및 IT 분야에서 쌓아온 고객경험 노하우를 기반으로 SDV 시대를 선도하는 독보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전 세계 2억 4000만대 이상의 스마트 TV에 적용된 webOS를 기반으로 한 차량용 독자 플랫폼으로, 집에서 즐기던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차량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LG전자는 다양한 콘텐츠 업체들과 협업을 지속 강화해 풍부하고 확장 가능한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2030년까지 누적 2000만대에 차량용 webOS 콘텐츠 플랫폼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차량에서도 집에서처럼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플랫폼을 통해 webOS에 탑재된 LG전자의 FAST(Free Advertising Streaming TV,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인 LG채널은 물론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유튜브 ▲티빙 ▲웨이브 ▲아기상어 키즈월드 ▲프리게임즈 바이 플레이웍스 ▲헤이스택 뉴스 등을 가입한 자동차용 데이터 요금제에 맞춰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자리서 LG전자는 새로운 동반자 둘도 공개했습니다. 게이밍 플랫폼 ‘엑스박스(Xbox)’와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입니다. 차량을 거실이자 회의실로, 혹은 그 이상의 활용도 높은 공간으로 만들려는 시도입니다.

LG전자는 먼저 엑스박스 차량용 webOS 플랫폼에 ‘엑스박스 게임 패스(Xbox Game Pass)’ 서비스를 추가합니다. ‘엑스박스 게임패스 얼티밋(Xbox Game Pass Ultimate)’ 구독 고객은 차에서 ‘둠: 더 다크 에이지스’, ‘포르자 호라이즌 5’ 등 클라우드 기반의 다양한 최신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화상회의 솔루션 줌을 LG전자의 차량용 webOS 플랫폼에 네이티브 앱(Native App) 형태로 추가합니다. 이동 중에도 화상 회의가 가능해지는 거죠.

은 본부장은 “차량을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사용자 경험 중심의 ‘바퀴 달린 생활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CNB뉴스=선명규 기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