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40주년 맞아 디즈니와 협업
‘주토피아’ 감상하고 글·그림 출품
아이들 창의력 길러 AI시대 준비
영화, 드라마, 뮤직, 게임, 웹툰, 푸드…. ‘K 콘텐츠’는 이제 세계인의 공통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런 흐름에 편승해 국내 기업들도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생산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이에 CNB뉴스가 ‘아트’에 푹 빠진 기업들을 연재하고 있다. 이번 편은 디즈니와 협업해 첫 창작 문학 공모전을 개최한 교원그룹 이야기다. <편집자주>
교원그룹은 ‘아이들의 꿈을 키워주는 기업’이라는 모토를 내걸고 1985년 서울 인사동의 작은 출판사(중앙교육연구원)로 시작했다. 당시 창업자 장평순 회장은 학습지를 인쇄할 자금이 부족해 본인이 직접 타자기로 학습지 내용을 입력했다고 한다.
이후 1986년 중앙완전학습(현 빨간펜), 1990년 공문교육원(교원구몬) 등을 세우며 본격적으로 교육사업에 나섰다. 1991년 출범한 빨간펜 브랜드가 크게 성공하면서 점차 지금의 모습을 갖춰가게 된다. 현재는 교육뿐 아니라 렌탈, 상조, 여행, 헬스케어, 펫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교원그룹은 태생 때부터 지금까지 교육사업에 뿌리를 둔 기업이다. 이런 역사를 바탕으로 올해 처음으로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와 손잡고 유초등생들을 위한 ‘창작 문학 공모전’을 진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8월 닻을 올린 ‘제1회 구몬학습 창작 문학 공모전 with 디즈니 <주토피아 2>’는 10월까지 어린이들의 그림과 글 등 작품을 접수받았다.
애니메이션 ‘주토피아’는 동물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인 주토피아에서 토끼 경찰 주디, 여우 동료 닉의 활약을 다룬 작품이다. 1편에 이어 2편이 현재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다. 2편은 국내에서 640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전국 어린이들과 Z세대의 사랑을 받고 있다. 주토피아의 기후 장벽을 발명한 뱀 할머니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사회에 대한 교훈을 주고 있다.
주토피아 예고편 보고 상상 나래 펼쳐
이번 공모전은 어린이들이 ‘주토피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한 작품을 출품하는 행사였다.
크게 구몬학습 문학, 디즈니 이벤트 2개 파트로 진행됐다. 구몬학습 문학 부문에서는 초등 어린이 시, 유초등 그림 그리기, 초등 어린이 산문으로 참가자들을 모았다. ‘미래의 나에게 생긴 일’을 주제로 시와 그림, 산문을 자유롭게 표현한 작품들을 선정해 수상자를 발표했다.
디즈니 이벤트 부문에서는 유초등 그림 그리기, 초등 어린이 산문으로 나눠 작품들을 받았다. ‘주토피아 2’의 예고편 영상을 감상하고 그림과 산문으로 자신의 개성이 잘 드러내도록 했다. 주인공인 닉과 주디처럼 해결사가 되어 나만의 미스터리한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거나 그림을 그리는 방식이다. 주토피아2 본편은 공모가 종료된 뒤인 지난달 정식 개봉했다.
공모전 홍보 영상도 눈길을 끌었다. 공모전 홈페이지에 업로드되어 있는 유튜브 영상을 살펴보면 동물 친구들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모험을 하는 ‘주토피아 2’의 일부 장면이 나온다. 이와 함께 ‘주토피아 2의 더 커진 세계와 함께 너만의 상상력을 펼쳐봐’라는 경쾌한 목소리가 들린다.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이 AI 시대를 살아가는 힘’ ‘세상을 밝히는 힘은 바로 너의 이야기야’라는 영상 속 문구도 울림을 준다.
교원그룹 측은 “아이들의 표현력과 문해력 향상에 도움을 주기 위해 디즈니와 함께 공모전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AI 시대에 미래세대가 갖춰야 할 경쟁력인 표현력과 문학적 소양을 길러주려는 취지다.
“인문학 통한 인격 성장이 교육사업 핵심”
시상식은 지난 13일 교원 챌린지홀에서 열렸다. 아동 청소년 문학 평론가와 그림책 작가 등 외부 전문가로 심사평가단을 구성해 심사를 진행했다. 내용 전달력, 창의성, 표현력 등을 중점으로 5개 부문별로 평가해 대상 5명, 금상 20명, 은상 50명, 장려상 231명을 선정했다. 총 306명의 아이들이 3000만원 상당의 상금과 부상을 받았다.
공모전 심사위원장은 김지은 서울예술대학교 문예학부 교수가 맡았다. 아동·청소년 문학평론가인 김 교수는 “이번 공모로 어린이들이 얼마나 창의적으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가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며 “그림과 시, 글을 통해 놀라운 상상력을 보여준 작품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아이들에 대한 응원도 잊지 않았다.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어린이들이 자유롭고 멋진 상상의 재능을 지니고 있다고 느꼈다. 앞으로도 자신만의 세상을 표현하며 즐거움을 느끼는 어린이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교원그룹의 이번 공모전은 다양한 문학사업의 토대 위에 진행됐다. 교원이 발간한 청소년 시사교양 잡지 ‘위즈키즈’는 최근 통권 300호를 발행했는데, 창간 이후 25년 동안 125만부가 팔리며 스테디셀러 매거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유아 3~5세를 대상으로 하는 전집 ‘첫 배움 그림책 아이봄’, 영유아를 위한 전집 패키지 ‘첫걸음 패키지’ 등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교원그룹이 아동 문학에 집중하는 이유는 ‘인문학을 통한 인격 성장’이 곧 교육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교육사업을 펼쳐온 에듀테크 기업으로서, 자연스레 문학과의 접점을 찾은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문학을 매개로 아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워주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CNB뉴스에 “아이들의 문해력을 향상시키고 문학적인 창의력을 키워주려고 디즈니와 협업해 창작 문학 공모전을 진행했다”며 “앞으로 꼭 공모전 형식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주는 행사를 지속적으로 마련해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NB뉴스=손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