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대학교는 미술교육과 임형준 교수가 한국미술평론가협회에서 발행하는 계간지 ‘미술평단’ 2024년 겨울호(제155호)의 표지를 장식했다고 26일 밝혔다.
협회는 1965년 국내 미술의 발전과 미술비평의 학술적, 이론적 확립을 취지로 설립됐으며, 70여명의 미술평론가가 가입돼 있다. 겨울호 표지 작가인 임형준 교수를 위해 평론에는 이경모, 윤진섭, 김성호, 김복영 미술평론가들이 참여했다.
우선 미술평단 주간인 이경모 미술평론가는 ‘응축된 사변적 이미지, 추상적 분신(分身)’을 통해 “임형준의 조각은 지극히 사변적이다”라고 평론의 첫 운을 띄웠다. 1980년대 초 임형준 교수가 ‘겨울 대성리전’에서 20여개의 폐타이어를 율동적으로 늘여놓은 설치 작업은 “모더니즘의 폐쇄성에 이의제기한 미술 영역의 확장”이라며, 이를 향후 그의 작업 방향을 예견하는 중요한 지표라고도 평했다.
이어 1987년 서울조각공모전 입상작이나 중앙미술대전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축음기’ 연작은 “엄혹했던 당시 사회에 이의제기하고자 하는 젊은 조각가의 비판적 시각”이라며, “현실적 삶의 모습과 생명을 갈망하는 조각적 실험이 뒤섞인 임형준의 접근방식은 옹달샘에 돌을 던지듯이 당시 보는 사람의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표현했다.
또 ‘추상에서 생명으로’, ‘사변적 실재’로 이어지는 주제를 통해 모더니즘 조각과 차별되는 임형준 교수의 작품세계를 분석하면서 “임형준의 예술은 일종의 ‘박물 창고’로써 시간을 소환하고 인지를 화석화하는 해체적 성격을 띤다”로 평론을 마쳤다.
윤진섭 국제미술평론가협회 부회장은 ‘대상의 단순화와 파편화를 통한 조형세계의 구축’을 주제로, 임형준 교수의 작품 시리즈인 ‘소리-bruit’에 집중했다.
살바돌 달리, 이브 탕기와 같은 초현실주의 작가들이 즐겨 사용한 ‘환치기법’으로 소리의 시각화에 집중한 90년대 초반의 임형준, 소리의 미지에 벗어나 사물의 기본적인 형태미에 천착해 들어간 90년대 후반의 임형준, 자신이 추구해 온 조각 세계를 종합하는 동시에 새로운 출구를 모색하는 최근의 임형준 등 시대적 흐름에 따른 변화를 설명했다.
김성호 미술평론가은 ‘보이는 소리, 그 원형적 실제 찾기’라는 주제에서 임형준 교수의 ‘소리-bruit’를 중점적으로 살피며 “다양한 소리의 측면과 그 원형적 실제(작가가 말하는 소음)와 실재를 모색해 온 임형준 조각의 조형어법은 지극히 초현실주의적”이라며 “임형준에게 있어 비가시성의 소리는 조각을 통해 가시성의 이미지로 치환된다”라고 평했다.
김복영 홍익대 교수는 ‘원초적 만남과 구원의 메시지’에서 “임형준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에는 모두 3개의 시기를 여과하면서 성장해 온 과정들을 살피되 어떤 방법론과 기법을 전개해 조각적으로 해결하려고 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평했다.
‘귀로 듣는 소리가 아닌 마음으로 보는 소리’를 조각해 온 임형준 교수는 지난 40여년간 신체와 악기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작품을 다수 선보여 왔으며, 특히 나팔을 소재로 한 조각 작품을 많이 창작해 ‘나팔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경남대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출신으로 프랑스 파리 8대학 조형예술학과를 졸업, 동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이후 부산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7년 중앙미술대전 조각부 대상(호암갤러리), 제4회 미술세계 작가상, 동서미술상, 2020년 제19회 문신미술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