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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갑자기 침묵 왜?...형사재판 내내 답변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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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심원섭기자 |  2025.02.21 12:00:56

형사재판 막 올라…‘끄집어내라’ ‘싹 다 잡아들여라’ 지시 여부 쟁점

尹, 70여분간 침묵 일관, 헌재 탄핵심판과 대조적...지지층 결집 노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첫 형사재판과 구속취소 심문이 열렸으나 70여분 동안 침묵으로 일관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연합뉴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의 첫 형사재판과 구속취소 심문이 윤 대통령이 직접 출석한 가운데 열려 형사재판 첫 준비기일은 탐색전 속에 짧게 끝났으며, 이어 구속취소 청구에 대한 심문이 이뤄져 불과 70여분 만에 마무리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20일 오전 10시 윤 대통령의 첫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13분 만에 마친 뒤 이어 1시간가량 구속취소 심문을 진행했으나 윤 대통령 측은 이날 재판에서 혐의사실 인정 여부에 대해 밝히지 않은 채 끝났다.

윤 대통령측 변호인은 공소사실 인정 여부와 관련한 재판부의 질문에 “기록을 아직 파악하지 못해 인정 여부를 지금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변했으며, 특히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여타 사건과의 병합심리와 집중심리 여부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반면 검찰은 “김 전 장관 재판에서도 재판을 분리해서 진행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의견을 드린 바 있다. 전체 범행에 대한 (피고인들의) 가담 정도와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이 상이하다”며 “사건을 하나의 절차로 합치는 병합심리에 반대하는 대신 각각의 소송 절차를 그대로 두되 심리만을 동시에 진행하는 병행심리 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준비된 서면 증거가 7만 쪽으로 사건의 중요성을 감안해 최소 주 2~3회 집중심리를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처럼 윤 대통령의 형사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앞서 진행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탄핵소추단과 대통령 측이 대립한 쟁점은 형사재판에서도 대부분 다시 다뤄질 것으로 보여 검찰과 윤 대통령 양쪽이 법정 공방을 벌일 쟁점이 될 전망이다.

가장 중요한 쟁점은 군과 경찰을 동원한 국회와 선관위 장악 시도로서 검찰은 윤 대통령이 헌법기관인 국회와 선관위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할 목적으로 무장 계엄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헌문란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켰다고 판단하고 있는 반면, 윤 대통령 측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변론에서 군 병력 투입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국회에는 ‘질서 유지’, 선관위에는 ‘시스템 점검 차원’에서 병력을 보낸 것이라는 주장을 그대로 답습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윤 대통령이 국회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막고자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는지, 여부도 탄핵 변론과 마찬가지로 증인신문을 통해 열띤 공방이 예상된다.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검찰 조사와 탄핵 변론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아직 의결 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 같다. (국회) 안에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으나 윤 대통령 측은 “‘의원’이 아닌 ‘요원’을 빼내라고 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리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실에서 받았다는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쪽지’ 내용과 관련해 국회를 대체하는 새로운 입법기구를 창설하려 한 것인지, 아니면 대통령의 긴급재정명령권을 보완하는 성격의 것인지가 내란죄 구성요건 중 ‘국가권력 배제’와 관련해 검토될 것으로 보이지만 김용현 전 국방장관은 쪽지를 자신이 작성했다고 진술했고, 윤 대통령은 언론을 통해 나중에 알게 됐다고 말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정치인 등 주요 인사 체포 지시 여부도 쟁점으로 윤 대통령이 계엄 당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에게 전화해 ‘싹 다 잡아들이라’, ‘국군방첩사령부를 도우라’고 지시했고, 홍 전 차장의 전화를 받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포함한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줬다는 의혹은 물론, 조지호 경찰청장 역시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체포 대상자 명단을 들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주요 인사 체포지시 사실을 강하게 부인하면서 “홍 전 차장에게는 업무 격려차 연락한 것일 뿐으로 홍 전 차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탄핵심판에서 주장했으며, 특히 홍 전 차장이 체포지시 명단을 받아 적었다는 메모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 측에서 신빙성을 의심하고 있어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이날 형사재판에 이어 열린 구속취소 심문에서는 윤 대통령 측이 구속기간 만료 후 이뤄진 불법한 기소라며 즉시 석방돼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검찰은 적법한 기소라고 반박하는 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이날 법정에 출석한 윤 대통령은 짙은 남색 정장에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머리를 가지런히 빗어넘긴 모습이었으며, 재판부가 입정하자 45도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한 뒤 피고인석에 앉았으나 재판과 구속취소 심문이 진행된 70여분 동안 옆에 앉은 변호인과 조용히 대화를 나누는 것을 제외하고는 말없이 침묵으로 일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되는 한덕수 국무총리,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조지호 경찰청장이 증언할 예정인 탄핵심판 10차 변론에도 직접 출석했으나 얼굴만 비친 뒤 즉시 자리를 떠났다. 

재판부는 다음 달 24일 오전 10시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열기로 했으며, 이후부터는 공판에 들어가 본격적인 심리를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1심에서 피고인 최장 구속기간이 6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1심 선고는 늦어도 오는 7월 말까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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