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통관규정에 막혀 한동안 고전
규제 해제되자 앞다퉈 ‘인니’ 시장 확장
신제품 라인업 넓히고 현지서 홍보행사
[내예기]는 ‘내일을 예비하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시계 제로에 놓인 경제상황에서 차근히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을 다룹니다. 불확실성이란 이름 아래 전망은 힘을 잃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필요한 것은 만반의 대비입니다. 그 진행 과정을 만나보시죠. 이번에는 세계 2위 면류 시장 공략에 나선 식품업계 이야기입니다. <편집자주>
최근 인도네시아가 ‘즉석면류 식품안전 관리 강화 조치’ 대상국에서 한국을 제외하자, 식품업계가 3억 인구에 육박하는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앞서 인도네시아는 유럽연합(EU)으로 수출한 한국산 라면에서 에틸렌옥사이드(EO)로부터 생성될 수 있는 비발암성 물질이 검출되자 지난 2022년 10월부터 한국산 라면에 대해 수출 시마다 EO 시험·검사성적서 등을 제출하도록 한 바 있다.
이로 인해 국산 라면의 인도네시아 수출에도 제동이 걸렸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2022년까지 성장세를 보이던 인도네시아 라면 수출액은 지난해 약 852만 달러(약 120억원)로 전년 대비 39.7% 감소하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지만 이번 규제 해제로 국내 라면기업들은 즉석면류를 수출할 때 추가 증명서를 제출할 필요 없이 신속한 통관이 가능해졌다.
인도네시아의 즉석면류 시장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국제즉석면협회 의 지난해 집계 기준 인도네시아 즉석면 소비량은 145억개로, 세계 소비량의 15%를 차지한다.
식약처는 이번 EO 관련 시험·검사성적서 요구 해제 조치로 내년 인도네시아 즉석면류 수출액이 약 738만 달러(약 105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힘입어 국내 라면기업들은 세계 2위 규모의 면류 시장인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수출 과정에서 서류 심사와 검사 비용 등에 소모되는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되면서 농심·오뚜기·삼양식품 등 국내 주요 라면기업들은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고 새로운 현지화 전략 수립에 나서는 모양새다.
농심은 지난달 1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신’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신세이셔널 데이(Shinsational DAY)’ 행사를 개최하고 ‘똠얌’ ‘신라면 툼바’ 등 신제품들을 홍보했다.
이와 함께 행사장에 신라면, 신라면볶음면, 신라면김치 대형 모형과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포토존을 마련했으며 신 브랜드 제품을 시식할 수 있는 취식존, 라면 먹방 챌린지 등을 통해 현지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했다.
오뚜기는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을 계획 중으로, 이달 초 ‘진라면’ ‘보들보들 치즈라면’ 무이(MUI) 할랄 인증을 획득했고 내년 초 현지 판매에 나설 방침이다.
삼양식품도 내년 상반기 인도네시아에 ‘삼양라면’ ‘김치라면’ ‘짜장불닭’ ‘짜짜로니’ ‘불닭볶음탕면’ ‘4가지 치즈불닭’ 총 6종의 라면을 수출할 예정이다. 그동안 ‘불닭볶음면’ 중심으로 수출해온 제품 라인업을 대폭 넓힌다는 전략으로, 이를 위해 무이 할랄 인증을 취득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EO 관련 관리 강화 조치가 해제되면서 수출 절차가 간소화되고 비용과 시간이 절감되면서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국내 라면의 우수성을 알리는 한편,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NB뉴스=전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