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희기자 | 2024.12.02 11:01:57
부산현대미술관이 오는 2025년 3월 16일까지 《백남준, 백남준, 그리고 백남준》 전시를 통해 미디어아트의 선구자 백남준의 예술 세계를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백남준아트센터와 공동 기획해 그의 예술적 도전과 비전을 국내 최대 규모로 선보이는 대규모 회고전이다.
백남준(1932~2006)은 텔레비전, 인공위성, 비디오 설치 등 첨단 기술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며 미디어아트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예술가다. 그는 “예술가는 미래를 사유해야 한다”는 철학 아래 기술을 예술적으로 전용해 세계적 소통과 만남의 장을 열었다. 이번 전시는 그의 초기 작업부터 서거 직전까지의 주요 작품 약 160여 점을 망라하며, 초기 미공개 희귀 자료와 국내외 주요 기관 소장품도 함께 공개된다.
전시는 백남준의 초기 퍼포먼스 작품인 <손과 얼굴>(1961)로 시작해, 사회 권위에 유머로 도전했던 <플럭서스 챔피언 콘테스트>(1962), 첫 개인전의 주요 작품 <왕관 TV>, <자석 TV> 등을 소개한다. 그의 첫 로봇 작업인 <로봇 K-456>과 첼리스트 샬럿 무어먼과의 협업작 등 대표작도 선보인다.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는 별도의 상영관에서 감상할 수 있다. <백남준: 텔레비전을 위한 편집>(1975), <존 케이지에게 바침>(1973), <호랑이는 살아있다>(1999) 등 그가 남긴 예술적 통찰을 대형 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대규모 설치작품 <케이지의 숲-숲의 계시>와 <걸리버>다. 8미터 높이의 나무와 모니터로 이뤄진 숲은 자연과 기술의 조화를 표현하며, 인간적 감성을 담았다. 또한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처음 선보였던 레이저 작품 <삼원소>와 한국의 역사와 백남준의 번뇌를 담은 <108번뇌>가 마지막을 장식한다.
강승완 부산현대미술관장은 “백남준의 예술은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고민하게 한다”며, “이번 회고전이 세대를 뛰어넘어 예술과 기술 문명의 의미를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