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갈등 증폭…‘명품백’·‘채상병특검법’ 이어 ‘의정 갈등’ 충돌
韓 “의대 증원 1년유예 제시”…대통령실 “검토했으나 ‘어렵다’ 결정”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를 중재안으로 제시했으나 용산 대통령실로부터 일언지하에 거부당하면서, 이른바 '윤(윤석열)-한(한동훈) 갈등설'이 다시 점화하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 25일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을 만나 ‘2026학년도 의대 증원 계획을 보류해달라’고 제안했다.
이에 한 총리는 곧바로 한 대표의 제안을 관계 부처와 기관에 넘겨 검토하라고 지시했으나 정부는 검토 끝에 2026년 의대 정원 증원 유예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이 한 대표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 총리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인력 수급 문제는 의료계와 협상해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고 쐐기를 박았다.
한 총리는 “일반적으로 입시생 편의를 위해 1년 10개월 전에 입학 정원을 확정하게 돼 있다. 2026년 정원은 올해 5월 말까지 정해져야 하는 것”이라며 “의대 증원에 관한 정부 입장은 2025∼2029학년도 5년간 매년 최대 2천명씩 최대 1만명을 증원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대통령실의 매몰찬 반응에 한 대표 쪽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대통령실 역시 한 대표의 중재안 제시를 ‘용산과의 차별화’ 시도로 받아들여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가 올해 촉발한 윤 대통령과의 갈등은 △김건희 여사 명품백 사과 요구(2024년 1월) △이종섭·황상무 정리 요구(3월)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 반대(8월) 등 굵직한 것만 3차례다.
한 대표는 27일 한국거래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를 제안했으나 대통령실이 거절했는가’라는 질문에 “국민들이 원하는 의료 개혁에 본질과 동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지금 상황에 대한 국민들 걱정과 우려를 경감시킬 수 있는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제 생각이다. 여러 의견을 정부와 나눴다”며 해당 내용을 사실상 인정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국민의힘 영남지역 한 중진의원은 28일 CNB뉴스에 “한 대표와 윤 대통령과의 갈등 양상이 언론에 보도되고, 대통령실은 불쾌해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한 대표가 뭔가를 해보려고 할수록 양측 간의 신뢰가 더 깨지는 흐름으로 가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오는 30일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만찬 회동을 가질 예정이라 이 문제가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가능성도 열려있다. 양측 모두 공개 발언은 자제하는 등 이번 사안이 당정갈등 소재로 비화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한 대표는 27일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의견을 정부와 나눈 바 있다”면서도 “논의 단계라 내용을 상세히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을 아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