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윤기자 | 2023.10.30 11:56:11
부산대학교 화학교육과 진성호·윤진환 교수팀이 친환경적인 비할로젠 용매공정이 가능한 새로운 전자공여체 고분자를 활용해 고효율의 유기 태양 서브 모듈(~55㎠)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진성호 교수팀은 비할로젠 용매공정이 가능한 전자공여체 고분자를 활성층에 도입해 광전환 효율이 17.96%(단위셀) 및 13.88%(~55㎠, sub-모듈)인 유기 태양전지 개발에 성공해, 향후 태양전지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비할로젠 용매공정'은 화학 공정에서 비할로젠 용매를 사용해 화학 물질을 제조하거나 처리하는 공정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염소 또는 브롬 같은 할로젠 용매를 사용하는 것보다 친환경적이며 인간 건강 및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 각광받고 있다.
최근의 연구·개발 노력으로 유기 태양전지 기술은 새로운 진화를 거듭하고 있으며, 이러한 진전의 핵심 역할을 하는 것 중 하나가 비풀러렌 기반의 전자수용체 물질이다. 비풀러렌 기반의 전자수용체 물질은 태양광 에너지를 흡수하고 전자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 유기 태양전지의 효율을 급격히 향상시켜 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비풀러렌 기반의 전자수용체 물질에 맞게 디자인된 전자공여체 고분자의 부족은 불가피한 문제로 남아 있다. 이에, 부산대 연구팀은 비풀러렌과 호환되는 전자공여체 고분자를 개발하고 유기 태양전지 기술의 성능을 더욱 향상시키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왔다.
태양전지 활용을 위해서는 모듈 제작이 필수적인데, 유기 태양전지 모듈 제작 시 단위셀보다 광전환 효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친환경 용매를 활용한 모듈 제작 시 광전환 효율은 더욱 떨어졌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자 수송 및 전하 분리과정에서 효율적인 성능을 발휘하는 데 사용되는 유기 화학물질인 싸이오펜(Th)과 싸이에노싸이오펜(TT)을 사용해 공여체와 수여체를 연결하는 고분자를 설계하고 합성했다. 그 결과, 쌍극자 모멘트, 전하 캐리어 이동도 및 용해도가 향상됨을 관찰했다.
이러한 향상된 특성들은 전자공여체와 전자수용체의 성분이 삼원계 블렌드 활성층과 일치해 효율적인 비할로젠 용매를 처리한 서브 모듈 제작을 가능하게 했다.
'삼원계 블렌드 활성층'은 전자공여체, 전자수용체, 전도성 제어층의 조합으로, 각 성분이 특정 파장대에서 광에너지를 더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전하를 분리함으로써 전체적인 효율성을 향상시킨다. 따라서 전자공여체와 전자수용체의 성분이 삼원계 블렌드 활성층과 일치하면, 광전자소자의 성능이 향상된다. 특히 비할로젠 용매 내에서 더 효율적으로 작동해 전하 이동 및 분리가 효율적으로 이뤄짐으로써 광전자소자의 효율성을 높이고, 에너지 변환 프로세스를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유기 태양전지 제작에 친환경적인 비할로젠 용매를 사용했음에도, 신규 전자공여체 고분자를 활용해 17.96%의 높은 광전환 변환 효율을 달성했으며, sub-모듈에서의 광전변환 효율도 13.88%로 높은 수치를 확인했다.
장기 안정성도 매우 우수해, 500시간이 지난 후에도 초기 효율의 73%를 유지했다.
진성호 교수는 "친환경 용매와 신규 고분자의 활용으로 더 높은 광전환 효율을 달성하고 장기 안정성도 확보한 이번 연구는 태양전지 산업을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성과로, 유기태양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환경 보호와 에너지 분야에서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한 발 더 나아가는 발전"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부산대 화학교육과 타바마니 구굴라한트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 진성호 교수가 교신저자, 윤진환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수행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김동석 박사 연구진이 공동연구로 참여했다.
해당 논문은 에너지 분야의 세계적인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 10월 20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