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학교는 맑스엥겔스연구소가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경기도 파주 ‘북소리 축제’에서 국내 최초로 ‘마르크스 엥겔스 도서전’을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마르크스 엥겔스 문헌들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높이기 위한 이번 도서전은 파주출판도시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소회의실에서 열리며, 세 가지 주제로 이뤄진다.
첫 번째는 유네스코 ‘인류의 기록유산’으로 선정된 마르크스의 두 저술 '공산당 선언'과 '자본' 제1권의 국제적 판본, 두 번째는 1845년 이후 100년에 걸쳐 출판된 마르크스 엥겔스 주요 저작의 역사적 판본들이다.
한글로 출판된 최초의 '자본론'(1948, 서울출판사)도 대중에게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이는 이들 문헌이 전 세계에서 얼마나 다양한 언어들로 번역·출판 됐는지, 시간적으로 얼마나 다양한 판본들로 꾸준히 출판됐는지 보여주는 의미를 갖는다.
이번 도서전에서는 ‘맹인용 점자본’과 손바닥 사이즈인 ‘미니어처본’ 등 특이 판본, 핵심 저작인 '자본'을 비롯 마르크스 엥겔스 생전에 출판된 주요 저작 초판본들도 전시된다.
정규도서 외에 지금까지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마르크스 엥겔스의 사생활과 관련된 사진들, 세계 각국에서 그려진 만화, 이들 저술의 보급판 등도 함께 전시, 마르크스 엥겔스 두 사람에 대한 다양한 시선과 대중적 흥미를 끌어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관람객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토크쇼도 준비돼 있다. 오는 22일 오후 3시 파주출판도시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문발살롱에서 강신준 교수 사회로 진행될 토크쇼의 주인공은 구 동독 마르크스레닌주의연구소에서 MEGA 편집 분과장을 맡았던 롤프 헤커(Rolf Hecker) 교수다.
그는 마르크스의 가장 대표적 저술인 '자본' 제1권의 편집자로서 MEGA와 관련된 연구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도서전 전시 도서들은 그가 평생 수집한 것들이기도 하다.
토크쇼에서 헤커 교수는 문헌 수집과 MEGA 작업, 독일 통일 이후 급변한 생활 등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를 흥미롭고 진솔하게 관람객들과 나눌 예정이다.
이번 도서전은 온라인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강신준 교수가 MEGA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각종 일화를 곁들여 소개한 ‘100년을 기다린 책: MEGA 한국어판 이야기’도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한편, 동아대 맑스엥겔스연구소는 지난해 5월 국내 최초로 마르크스 엥겔스 문헌의 유일한 정본 전집 ‘MEGA(Marx-Engels Gesamtausgabe)’ 한글판 2권을 출판 론칭한 바 있고 현재 후속권들에 대한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번 도서전은 지난 해 MEGA 한글판이 첫 선을 보일 때 기념행사로 국제학술대회와 함께 준비됐다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순연된 것이다.
강 교수는 “80여 권으로 구성될 '마르크스 엥겔스 한국어 전집' 완성을 위한 작업을 계속 이어나가는 한편 이들의 지적 유산이 지닌 고전적 가치를 한국 사회에 알릴 수 있는 대중적 행사도 계속해서 기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이런 학술적 작업에 대한 우리 사회의 상대적으로 낮은 관심, 연구소의 취약한 재정적 토대, 학술적 가치를 지닌 유품에 대한 관심이 낮은 국내의 문화적 풍토에 아쉬움이 많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