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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대-해군사관학교, ‘잊혀진 이야기, 역사가 되다' 특별전 개최

묘비 등 자료 조사 통해 하와이 이민자의 삶·조국 독립 의지 등 확인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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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심지윤기자 |  2022.08.09 10:55:39

‘잊혀진 이야기, 역사가 되다-하와이 이민 1세의 묘비로 본 삶의 궤적’ 특별전시회 포스터. (사진=창원대 제공)

창원대학교와 해군사관학교는 오는 11일 창원대학교 박물관·해군사관학교 박물관이 ‘잊혀진 이야기, 역사가 되다-하와이 이민 1세의 묘비로 본 삶의 궤적’ 연합특별전시회를 창원대학교 박물관에서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한미수교 140주년이자 하와이 이민 120주년, 광복절 77주년을 기념해 창원대 박물관·해군사관학교 박물관은 초기 하와이 이민자들의 묘비 탁본을 비롯해 당시 여권, 선박 승선자 명부, 독립운동 의연금 기부자 명단, ‘사진신부’ 등 여러 관련 자료를 수집, 당시 이민자 삶의 궤적을 살펴볼 수 있는 특별전시회를 준비했다.

창원대 박물관에 따르면 한국 최초의 공식적인 집단이민은 1902년 12월 인천에서 121명의 노동자를 태운 갤릭(Gaelic)호가 하와이로 향하면서 시작됐고, 이후 1905년까지 7400여 명의 한국인 노동자가 하와이로 이주했다. 하와이에 도착한 이들은 대부분 사탕수수밭에서 힘들게 일하며 고달픈 이국생활을 이어갔지만,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조국 독립을 되찾기 위해 한인회와 군대를 조직하고 독립운동의연금 모집에 나서는 등 독립운동의 숨은 주역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점차 잊히고, 그 무덤 역시 방치되거나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을 파악한 창원대 박물관은 창원대 지역미래링크센터와 2019년 하와이 현지조사를 통해 1세대 한인 이민자들의 묘비를 탁본하면서 관련 자료를 수집했고, 후속 연구를 거쳐 2021년 ‘죽은 자의 트랜스내셔널 공간 : 하와이 빅아일랜드 초기 한인 이민자 묘비’라는 제목으로 보고서를 간행한 바 있다. 올해 창원대 박물관은 다시 하와이 현지 추가조사를 통해 더 많은 묘비 탁본과 관련 자료를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이번 전시회를 개최하게 됐다.

이번 전시회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묘비 탁본을 보면, 하와이 이민자들은 힘든 삶 속에서도 조국을 잊지 않기 위해 묘비에 고향이나 출신 지역을 기록했다. ‘대한(大韓)’, ‘조선(朝鮮)’이라는 빼앗긴 조국의 국명을 새겼으며, 이름이나 고향을 영문이나 한문뿐만 아니라 한글로 새긴 묘비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하와이 이민 1세대 한국인 남성들이 사진을 통해 한국에 있는 여성을 신부로 데려온 ‘사진신부’의 사례와 이민 1세대의 가족 이야기 등 초기 이민자들의 다양한 삶을 확인할 수 있다.

조사과정에서 하와이 이민자들의 조국 독립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도 다수 발견됐다. 특히 장인환·전명운 의사, 안중근 의사에 대한 의연금 기부자 명단에서 현지 조사된 묘비 주인공 160여 명 중 3분의 1 정도의 이름이 확인됐다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이같은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안중근 의사 유묵 ‘임적선진 위장의무(臨敵先進爲將義務, 보물)’와 ‘청초당’(靑草塘, 보물)을 연합 전시해 조국 독립에 대한 하와이 한인들과 안중근 의사의 의지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계기로 삼고자 했다.

이호영 창원대학교 총장은 “하와이 이민자 묘비 조사 사업은 지역 국립대가 할 수 있는 매우 가치 있는 일이다. 앞으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아울러 이번 특별연합전시회를 계기로 해군사관학교와 함께 지역사회를 위한 교류협력사업이 더욱 활발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안상민 해군사관학교 교장은 “독립운동가이자 대한의군 참모중장이었던 안중근 장군의 유묵 ’임전선진위장의무臨敵先進爲將義務’는 ‘적을 맞아 먼저 나아가는 것이 장수된 자의 의무’라는 뜻으로 안중근 장군의 여러 유묵 가운데에서도 특히, 군인이자 장교가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을 잘 드러낸 아주 소중한 유물이다. 이 안중근 유묵이 하와이 한인 이민자들의 묘비 탁본 그리고 그들이 안중근 장군을 위해 의연금을 기부한 자료와 함께 전시된다니 해군사관학교 교장으로서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 그들의 고귀한 정신은 조국의 바다를 지켜내기 위한 장교를 양성하는 해군사관학교의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윤상 창원대 박물관장은 “이번 특별전은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안중근 의사의 유묵과 함께 하와이 이민 1세의 삶의 궤적을 확인할 수 있는 다채로운 전시이고, 잊혀 가는 이야기를 역사로 복원하려는 박물관 연구원들의 노력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길 바란다”고 했다.

하와이 현지 조사단장인 창원대 문경희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전시를 통해 당시 하와이의 사회·경제사적 상황, 이민자 집단의 정체성, 이민 세대별 언어사용 습관, 이민자들의 출신 지역 등 그들의 삶과 죽음을 알 수 있어 하와이 이민사 연구에 하나의 실마리를 제시할 수 있는 전시자료”라고 강조했다.

하와이 현지 조사를 담당한 창원대 박물관 김주용 학예실장은 “조사한 탁본자료와 당시 하와이 이민자 선박 명부 및 여권 발급기록, 사진신부의 기록 등 여러 자료를 비교 검토했는데, 이번 전시는 이를 통해 묘비의 주인공을 확인한 최초의 연구이자 새로운 하와이 이민사 연구의 성과물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특별전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대학박물관협회 주관, 창원대 국립대학육성사업과 창원대학교지속가능발전센터 후원, 창원대학교박물관-해군사관학교박물관에서 연합 전시한다. 창원대 박물관은 오는 1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전시하며,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개관 예정이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사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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