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 멕시코 외무장관에 지지 호소
신 회장, 부산서 사장단회의 처음 개최
회장님들 열정에 맞춰 회사도 동분서주
‘유치 시 고용창출 50만명, 경제효과 61조원’. 지금, 재계에서 가장 뜨거운 도시는 부산이다. 오는 2030년 열릴 세계 박람회를 부산에 유치하기 위해 한마음으로 뛰고 있다. 회장님들도 직접 바통을 들고 달리니 그야말로 총력전이다. 내년 말로 예정된 개최지 최종 결정까지 질주는 계속될 전망이다. 결승선을 향한 주로(走路)에서 시시각각 벌어지는 유치전의 장면을 CNB뉴스가 담는다. <편집자주>
“SK그룹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부산엑스포 유치 민간위원장 등 3개의 모자를 쓰고 있다. 기후위기 등 세계가 맞닥뜨린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플랫폼이 되도록 부산엑스포를 기획 중이며, 엑스포를 계기로 양국이 장기간 우호적 관계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최태원 SK그룹 회장)
“부산에서 VCM(Value Creation Meeting·사장단 회의)을 진행한 것은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를 응원하는 의미다. 참석자 모두가 엑스포 유치를 위해 응원하고 노력해달라.”(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회장님의 입이 바쁘다.
자신의 소개대로 세 개의 명패를 단 최태원 회장은 지난 6일 멕시코 에브라르도 외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크게 두 가지를 강조했다. 하나는 한국과 멕시코 간 경제협력. 최 회장은 양국 경제발전에 SK가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피력하면서, 부산엑스포 지지 호소도 잊지 않았다.
부산엑스포의 경쟁력을 설명한 최 회장은 “후보지 선정까지 1년의 시간이 남았는데 전략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한국이 엑스포를 유치할 경우 멕시코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 같은 당부를 한 것이다.
입뿐만 아니다. 회장님의 발도 바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1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열린 부산엑스포 유치기원 행사 ‘플라이 투 월드 엑스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부산에서의 일정은 다음날도 계속됐다. 신 회장은 14일 시그니엘 부산에서 개최된 VCM을 주재했다. 이날 VCM에는 송용덕·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4개 사업군 총괄대표, 각 계열사 대표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롯데가 VCM을 서울이 아닌 부산에서 연 것은 이번이 처음. 신 회장은 그 이유로 엑스포의 성공적 유치를 꼽았다.
경제효과 61조원…재계 총력전
회사 역시 동분서주하는 회장님에 발맞춰 뛰고 있다.
SK그룹은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WE(World Expo) TF를 발족하면서, 수장에 최고 경영진인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선임했다. 새 조직의 방향타를 쥔 선장 자리부터 힘을 준 것이다.
WE TF는 남태평양 피지서 지난 14일 폐막한 ‘태평양 도서국 포럼(PIF) 정상회의’ 기간, 본격적인 활동을 펼쳤다.
먼저 WE TF의 김유석 부사장은 정상회의 개막 전날인 10일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박학규 삼성전자 사장 등과 피아메 나오미 마타아파 사모아 총리, 사이먼 코페 투발루 외교장관 등을 만났다. 이튿날에는 조세이아 보렝게 바이니마라마 피지 총리와 아스테리오 아피 나우루 대통령 특사(외교차관) 등을 마주하며 유치전에 나섰다.
정상회의 개막일에 맞춰 피지에 도착한 조 의장도 분주히 움직였다. 12일 제레미야 마넬레 솔로몬제도 외교장관, 실크 마셜제도 상업·천연자원장관, 마크 아티 바누아투 외교장관 등을, 13일에는 수랑겔 휩스 팔라우 대통령, 시아오시 소발레니 통가 총리 등을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WE TF가 PIF 정상회의 기간에 펼친 노력으로 일부 국가들은 부산엑스포를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SK 측은 “최태원 회장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고, 조 의장이 WE TF장을 맡을 만큼 SK그룹은 이번 엑스포 유치에 그룹 역량을 모으고 있다”면서 “정부와 민간기업이 원팀을 이뤄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올인하겠다”고 밝혔다.
롯데도 전사적으로 나섰다.
롯데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성공적 유치 지원을 위해 송용덕,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가 팀장을 맡는 ‘롯데그룹 유치 지원 TFT’를 구성했다. 국내 활동은 식품·유통군, 해외 활동은 호텔·화학군이 중점적으로 담당해 추진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우선 식품·유통군은 전국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리아 등 유통 및 프랜차이즈 매장에 설치된 자체 미디어를 활용해 매장 방문 소비자 대상으로 엑스포 유치 홍보 캠페인을 펼친다. 식품 패키지에 유치 응원 문구를 더한 제품도 출시해 엑스포 유치 분위기를 조성한다.
호텔·화학군은 해외 표심 잡기 활동을 전개한다. 미국, 베트남 등 해외에 위치한 롯데호텔과 미국, 일본, 호주 등 해외 공항 면세점을 거점으로 부산시와 엑스포 유치 준비 현황을 알린다. 또한 엑스포 유치 기원 문구를 추가한 하반기 그룹 캠페인 영상을 117개국에 송출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회장이 직접 나서는 자체만으로 사안의 무게감은 확 달라진다”면서 “확고한 메시지를 전달받은 만큼, 반드시 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한 회사 차원의 움직임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CNB뉴스=선명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