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학교는 동아문화재단이 제2·3·4대 총장과 학교법인 동아학숙 이사장을 지낸 한림 정수봉 선생 회고록 ‘웅비(雄飛)’를 최근 출간했다고 7일 밝혔다.
동아문화재단의 첫 번째 교양학술총서이자 한림 선생 20주기 기념으로 출간된 이 회고록은 심봉근 전 동아대 총장 등 9명이 간행위원으로 참여했으며 동아대 홍보팀장을 역임한 조해훈 시인이 엮었다.
이 책은 김정기 동아대 명예교수가 하서(賀序)에서 ‘평소 과묵하지만 구성원에 대해선 자상하시고, 대학발전을 위해선 하늘을 나는 듯한 웅비의 지혜를 발휘해 재임 기간 중 동아대를 명문사학으로 우뚝 솟게 했다’고 밝힌 한림 선생의 처음과 끝을 충실히 다루고 있다.
‘성장 및 수학시절’과 ‘관료와 학자로서의 길’, ‘동아대학교 총장으로서의 삶’, ‘동아학숙 이사장 재직, 그리고 별세’, ‘시대의 사상가이자 큰 스승으로서의 한림’ 등 이 책은 모두 5부로 이뤄졌다.
특히 3부는 ‘웅비동아의 시대를 열다’라는 소제목 아래 ▲대학발전 장기계획 수립 ▲한림 선생의 집념으로 일군 승학캠퍼스 ▲동아대학교병원 설립 ▲대학 행정기구의 개편과 쇄신 ▲동아의 전통을 계승하는 법조인 양성 ▲‘스포츠 동아’ 발전 위해 헌신 등 한림 선생의 빛나는 업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눈길을 끈다.
1976년 제21회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양정모 선수가 대한민국 건국 이래 올림픽대회 최초 금메달을 목에 걸고 1984년 LA 올림픽 하형주 선수의 유도부문 금메달 쾌거는 오롯이 한림 선생의 ‘스포츠 동아’ 헌신이 만들어낸 일화로 이 책은 추억한다.
조 시인은 “‘인간이 사는 해는 백년도 차지 않지만 항상 천년의 걱정을 안고 있다.(生年不滿百, 常懷千歲憂)’고 옛 사람이 말했듯이 뜻있는 사람은 현재뿐만 아니라 먼 후일까지도 걱정을 한다. 그것이 또한 인생의 보람일 것이다”는 한림 선생의 글이 그의 큰 사상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수명은 유한하지만 인간의 삶은 당대에만 끝나지 않기에 눈앞의 자그마한 이익만 볼 것이 아니라 먼 미래를 생각하며 말하고 행동해야 함을 한림 선생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는 것’이라고 그는 책에서 강조하고 있다.
동아대 출신으로 제16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박관용 석좌교수의 “대한민국에 한림 선생님만한 인물 없었지요. 우리가 본받고 배울 게 너무 많은 분입니다. 큰 선생님이죠”라는 한마디도 이 책 맨 마지막에 실렸다.
한림 선생은 동아대 설립자이자 법무부 차관을 역임한 석당 정재환 박사 장남으로 경남 남해군 남해읍 남변리 290번지에서 태어나 경남고등학교(1회)와 동아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0년 동안 내무부에서 근무했다.
1961년 동아대 법정대 교수로 임용된 한림 선생은 교학처장과 부총장, 대학원장과 제2·3·4대 총장, 학교법인 동아학숙 이사장을 거친 뒤 2001년 11월 향년 74세로 별세했다.
한림 선생은 생전 활발한 사회활동으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감사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부산시 초대 민선회장, 사립학교 교원연금관리공단 이사, 범민족올림픽추진 부산시협의회장, 부산시체육회장, 부산시교육회 대의원회장, 한국대학유도연맹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대한민국 체육상도 받았다.